◀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한국항공대학교에 다니는 남학생 네 명이 SNS 단체 대화방에서 동료 학생들과 교수들을 상대로 수개월 동안 언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들만 서른 명 이상인데, 심지어 디지털 성범죄를 모의하는 대화까지 오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피해자들 중 일부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한국한공대학교 소속 남학생 4명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
한 여학생의 이름을 말하며, "누드 사진 확보해서 협박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자, 불법 음란물에 얼굴을 합성하는 디지털성범죄 '딥페이크'를 하자고 말합니다.
여성 피해자의 몸매와 옷차림 등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도 수시로 이어집니다.
피해자들이 확보한 대화는 올해 2월부터 지난 8월까지 약 7개월 분량.
등장하는 피해자는 대부분 여학생, 교수와 일부 남학생까지 포함해 무려 30명이 넘습니다.
가해자들과 안면이 없는 학생까지 성적 발언의 대상이 됐습니다.
[피해자 A ]
"그냥 본 사람, 아니면 학교의 누구나, 그냥 마주치는 사람, 수업을 같이 들은 사람, 연락이 끊긴 예전 사람 이런 사람이 다 대상이 된다는 게…"
가해자들은 모두 대학원을 진학할 계획이 있는 4학년들로 알려졌는데, "조교가 되면 여학생에게 갑질할 수 있다. 속옷 벗겨야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B]
"그 사람들이 (대학원에 가서) 어떤 권력이라도 쥐어지면, 또 하고 있는 게 성범죄 모의라는 게, 저는 그게 너무 무서웠어요."
피해자들은 최근 학교 측에 이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피해자 C]
"(대화방 안에서) 제지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 진짜 이게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겠다, 경각심을 세우기 위해서…"
문제는 SNS에서 당사자 없이 나눈 성적대화는 성폭력처벌법 대상이 아니라는 점.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등만 적용돼 고소를 해도 성범죄로 취급받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학교가 최소 무기정학 이상의 무거운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항공대 측은 "신고 접수 다음날부터 가해 학생들을 등교 금지시키고, 온라인 수업도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면서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해 최고 수준으로 징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성재, 나경운 / 영상편집: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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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고재민
[제보는 MBC] "누드 사진 확보해 협박"…항공대 학생들의 단톡방 성희롱
[제보는 MBC] "누드 사진 확보해 협박"…항공대 학생들의 단톡방 성희롱
입력
2021-09-02 20:37
|
수정 2021-09-0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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