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또 하나의 올림픽, 도쿄 패럴림픽이 내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데요.
오늘 앵커로그는 여섯 달 앞으로 다가온 동계 패럴림픽을 위해 빙판 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러 왔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사상 첫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메달을 따내며 눈물의 애국가를 불러 온 국민에게 감동을 준 대한민국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지금은 6개월 남은 베이징 패럴림픽을 위해 맹훈련 중.
그런데 선수들 사이 익숙한 얼굴이?
평창 패럴림픽 주장에서 감독으로 돌아온 ‘한민수 감독’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제가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으로 21년만에 장애인 선수 출신이 감독이 됐잖아요. 썰매를 타는 하키와 스케이트를 타는 하키가 좀 약간 다른 부분이 있는데 장애인, 비장애인 지도자가 함께 가르칠 수 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선수들의 생각은?
[장종호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되게 좋았죠. 어쨌든 좋아하는 형에서 좋아하는 감독님이 돼서. 처음에는 사람들 앞에서 '형님 이거! 아, 죄송합니다.' 이런 적도 있었고…"
감독님 보면서 '배우고 싶다' 그런 부분 있으세요?
[이준용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
"카리스마? 빈말 아닙니다. (카리스마) 있죠. 자신감."
얼마 남지 않은 동계 패럴림픽 연습경기를 시작하는데…
감독님이 직접 선수로 뛴다?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짝 좀 맞춰주려고요. 부상 선수가 너무 많아서… 선수가 골키퍼 세 명 빼고 14명인데 다섯 명이 부상을 당했어요. 그게 좀 걱정이 많습니다."
하다 보면 그런 경우도 있지 않으세요? "그냥 내가 선수로 뛰고 말지!"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가끔 그런 마음도 없지 않아 있죠."
썰매를 타고 경기하는 파라 아이스하키.
몸싸움이 허용돼 부상 위험이 잦은 종목.
실제로 연습경기 도중…
"(많이 다치는 부위인가요?)골키퍼 하다 보니까 많이 다쳐요. 저 수술 네 번 했습니다."
장비 고장도 빈번.
쉴 틈 없는 장비 매니저.
[최영철 / 파라 아이스하키 장비 매니저]
"뒤에 낮으니까 좀 괜찮나?(네. 훨씬 좋아요.)"
선수마다 특징이 조금씩 다른가요?
[최영철 / 파라 아이스하키 장비 매니저]
"네. 척수 장애, 절단 장애, 소아마비 다 다르죠. 세팅해주는 값이…"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인원도 없는데 다들 열심히 운동해줘서 고맙고. 나머지 공부할 건 해야지. 나머지 공부."
이 자리가 되게 특별한 자리잖아요.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그럼요. 평생 잊지 못할 자리죠. 목 터지게 불렀던 눈물의 애국가도 생각이 나고."
그때 이후에 울보 선수라고…
나이 먹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정말 간절했던 것 같아요. 메달을 따야 하겠다는 간절한 마음? 지금도 또 얘기하니까 울컥하는데…"
평창 패럴림픽 당시 쏟아졌던 국민적 관심.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경기장에서) 관중이 저를 알아보고 주장님! 사인 하나만 해달라고 했는데… 옆에서 그걸 보고 계속 사인을 (부탁해서) 줄 100m 서서 연예인 된 것처럼… 그들이 하신 공통적인 말이 있었어요. 또 울컥하는데… 이 종목 이제 알아서 미안하다고…"
뜨거웠던 평창 패럴림픽이 끝나고…
워낙 관심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선수가 확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도 있었는데?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운동을 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운동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실업팀이 하나니까 아무래도 그런 게 힘든 거죠?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직장을 포기하거나 (운동하면서) 경제적인 생활을 해야 하는 그런 어려움이 있어요."
젊은 선수의 부족, 늦어지는 세대교체.
팀에서 막내라면서요?
[이재웅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
"저 지금 26세인데 아직 막내를 하고 있습니다"
세대차이 같은 건 없어요?
[이재웅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
"그런 거 많이 못 느끼긴 하는데 아무래도 라커룸에서 트는 노래가 다 옛날 노래니까…"
형님들은 어떤 음악을?
[이재웅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
"룰라?"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20대, 30대, 40대, 50대, 장애 유형도 다 다른 이들이 17명이 좁은 공간에서 힘든 훈련을 오랜 기간 동안 한다는 건 사실 정말로 힘든 거거든요. 다들 양보하고 희생하고 열심히 하고 열정 갖고 간절하고 모든 것들이 혼연일체가 돼서…"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뜻밖의 어려움…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국제 대회에 참여하는 게 또 쉽지가 않아요. 유럽은 지금도 국제 대회를 계속 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중요한 시합 때 그게 도움이 많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어떻게 보면 우리밖에 없다 보니까…"
그럼에도, 더 높은 곳을 꿈꾸며…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전력 분석적인 것들을 보충한다면 우리가 베이징 패럴림픽 때는 평창 때 이루지 못한 결승 진출을 꼭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들이 빙판 위에서 꿈꾸는 건 단지 메달만이 아닙니다.
[한민수 / 파라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장애가 감출 때 부끄럽지만, 오픈했을 때 당당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중도에 다친 분들이 삶의 용기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종목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고요."
앵커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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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로그] 다음 패럴림픽을 준비한다…아이스하키팀의 질주
[앵커로그] 다음 패럴림픽을 준비한다…아이스하키팀의 질주
입력
2021-09-04 20:28
|
수정 2021-09-0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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