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은퇴 선언한 김연경…그녀의 '못다 한 이야기'

◀ 앵커 ▶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린지, 이제 한 달 정도가 지났는데요.

우리에게 환희와 감동을 선물 해준 많은 선수들 중에 , 이 선수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바로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여자 배구 김연경 선수 인데요.

제가 김연경 선수를 직접 만나서 못다한 이야기, 또 솔직한 심정을 들어봤습니다.

◀ 앵커 ▶

안녕하세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 김연경 ▶

감사합니다.

◀ 앵커 ▶

제가 선물을 오늘 준비했습니다

◀ 김연경 ▶

뭐지? 아.. MBC 준비 많이 하셨네요. 감사합니다.

◀ 앵커 ▶

올림픽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거든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김연경 ▶

벌써 한 달이 지났나 싶을 정도로 너무 빠르게 지나간 것 같고. 올림픽 끝나고 들어왔을 땐 조금 휴식 취하면서 쉬었고. 방송도 이제 몇 개 준비하고 있어서.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 앵커 ▶

올림픽의 여운이 아직까지도 남아있을 것 같아요.

◀ 김연경 ▶

스케줄하고 보쌈집 주위에 가가지고 먹었는데 그때 먹던 팬분이 결제를 하고 그냥 가셨더라고요. (아, 고생했다고..) 저도 너무 놀랐거든요 사실. 너무 고생했다고 귀찮게 안하고 싶다고 이렇게 하면서 그냥 가셨는데. 고생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요즘에‥

◀ 앵커 ▶

이번 올림픽에서 정말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너무나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딱 한순간만 꼽아야 된다면

◀ 김연경 ▶

확실히 한일전인 것 같고. 아마 저희뿐만 아니고, 모든 분들이 그 순간을 꼽지 않을까.. 한일전하면 아시다시피 저희가 무조건 이겨야되는 상대기도 하고, 어렵게 역전승을 했잖아요...
말로 표현이 안되죠, 사실. 말로 표현이 안되고. 그냥 믿기지도 않고. 점수 차이가 많이 났었던 상황에서 저희가 이긴 거였기 때문에.

◀ 앵커 ▶

마지막 경기 끝나고 눈물 흘리는 모습 보면서 많은 팬들이 놀라셨거든요. 그때 어떤 심정이셨어요?

◀ 김연경 ▶

이때까지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 처음이었고, 저도 제가 울지 몰랐는데 저도 놀랐어요. 그 영상을 보면서 좀 부끄럽더라고요. 그때 감정은 좀 여러 가지 감정들이 왔다 갔다 했던 것 같은데.
오랫동안 몸담았던 대표팀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뭔가 뭉클한 부분들이 있었고 이때까지 꿈꿔왔던 국가대표 이뤘을 때부터 해서 정말 필름처럼 하나씩 하나씩 새록새록 떠올라지더라고요. 떠올라지면서 뭔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울면서 했는데 다행히 마스크가 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콧물도 막 질질 흘렸거든요.

◀ 앵커 ▶

제가 처음에 식빵 선물을 드리기도 했는데 이번 올림픽에도 역시 식빵언니 신드롬이 엄청 났습니다.

◀ 김연경 ▶

별명은 사실 팬분들이 붙여주신 거기 때문에 좋기는 한데. 식빵을 많이 해서 사실 좀 죄송스럽더라고요. (아, 정말요?) 불쾌하지는 않으셨을까 라는 걱정을 했고. 왜냐면 관중이 없다 보니까 저희가 코트 안에서 하는 얘기들이 너무 잘 들리더라고요. 저는 몰랐는데 끝나고 나서 보면 정말 너무 적나라하게‥ 자제를 해야겠구나 하지만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다들 생활을 하다 보면 저희가 표출을 해야되는 순간들이 많잖아요. 그렇게 했는데 아무튼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 앵커 ▶

대신 대리만족 같은 걸 느끼시는 것 같아요, 다들

◀ 김연경 ▶

내가 함으로써 이제 '그래! 내가 하고 싶었는데' 이런 걸 좀 느끼시는 것 같아서. 그렇게나마 만족하시고 하면 저야 뭐 좋죠.

◀ 앵커 ▶

김연경 장학금을 만들어서 그 혜택을 받고 자란 선수가 같이 뛰게 됐단 말이죠.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 김연경 ▶

저도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그런 점이 너무 신기했고. 사실 정지윤 같은 선수에는 제가 잘 알지 못했어요. 제가 이렇게 했는지도. 그런 선수들이 지금은 이제 커서 저와 같이 뛰면서 국가대표 생활을 하고 있고. 앞으로 한국 미래를 이끌어나가야 될 선수들이 된 걸 보면 좀 많이 뿌듯함이 크더라고요.

◀ 앵커 ▶

여자배구의 위상을 좀 드높이겠다 이런 일념 하나로 지금까지 달려오셨는데. 특히 이번 올림픽 끝나고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잖아요. 기분이 어떠셨는지

◀ 김연경 ▶

사실 믿겨지지가 않아요. 믿겨지지가 않고, 이렇게까지 우리가 관심을 받을 정도가 올까 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저를 배구선수로 못알아보실 때도 있어요. 방송에 나왔던 그 키 큰 선수 아니냐 얘기하셨던 분들도 계실 정도로. 방송을 그렇게 했었던 이유도 결국은 많이 알리기 위해서 했었던 부분인 것 같은데. 믿기지 않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 기자 ▶

국가대표 이제 은퇴를 하셨잖아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 김연경 ▶

국가대표를 은퇴하더라도 선수생활을 하면서는 제 기량을 유지하고 싶어요. 계속 잘 하는 선수로 남고 싶고.. 국가대표 선수들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지원해주고 노력해야 될 것 같아요.

저도 또 이번에 중국에 가게 됐는데 가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릴 테니까 앞으로도 응원과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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