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몸무게 288그램.
3백 그램도 채 안 되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아기로 태어난 건우.
생존 확률이 1%도 되지 않았는데요.
태어난 직후 스스로 숨조차 쉴 수 없었지만 작은 몸으로 사투를 벌이며 건강하게 자라서 기적적으로 가족의 품에 안길 수 있게 됐습니다.
김성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아기.
어른 손바닥 만한 몸에는 보조장치들이 줄줄이 달려 있습니다.
몸무게 288그램에 키 23.5센티미터.
예정일보다 15주나 빠른, 24주 6일 만에 세상에 나온 건우입니다.
태아가 자궁 내에서 자라지 않는다며 가망이 없다는 진단에도 엄마는 결혼 6년 만에 온 첫 아기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이서은/조건우 군 엄마]
"(제가) 포기하면 얘는 세상에 나올 수가 없잖아요. 간절히 바랐고 제가 생각도 못했던 '선물'이 왔는데…"
태어난 순간부터 1%도 안 되는 생존 확률과의 사투는 계속됐습니다.
스스로 숨도 못 쉬고, 폐동맥 고혈압과 미숙아 망막증에, 심장이 갑자기 멎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건우는 작은 몸으로 생사의 고비들을 잘 이겨냈습니다.
생후 80일 정도에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게 됐고, 4개월 때는 인큐베이터도 벗어났습니다.
결국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2킬로그램의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서은/조건우 군 엄마]
"받은 은혜 자기가 갚으면서 살 수 있는, 베풀면서 살 수 있는 그런 아이로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국내에서 1.5kg 미만의 미숙아로 태어나는 아기는 해마다 3천여 명.
특히 500g 미만 신생아는 호흡 곤란과 장염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웠는데, 의술의 발달로 생존율은 28%까지 높아졌습니다.
[김애란/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
"살얼음처럼 가는 그런 나날들이었습니다. 괴사성 장염처럼 온 적도 있었지만 장이 천공이 되지 않아 (고비를 넘겼습니다.)"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부모의 간절한 바람이 만들어낸 기적, 건우는 이른둥이 부모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을 선물했습니다.
MBC 뉴스 김성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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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이현선 / 화면제공: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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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성현
288g 미숙아 '건우'…생존율 1% 기적 이루고 집으로
288g 미숙아 '건우'…생존율 1% 기적 이루고 집으로
입력
2021-09-06 20:29
|
수정 2021-09-0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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