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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취업 제한' 중에 연봉 41억‥'미등기'라 문제없다?

[집중취재M] '취업 제한' 중에 연봉 41억‥'미등기'라 문제없다?
입력 2021-09-08 20:19 | 수정 2021-09-0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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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되자마자 삼성 사옥으로 달려가서 회사 일 본 것을 두고 '취업 제한' 조치를 어겼다는 논란이 거셉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미등기 임원'이라서 취업은 아니라는 입장인데요.

    연봉을 수십억 원 받으면서도 미등기 임원으로 출근하는 대기업 총수가 또 있습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인데요.

    이 '취업'과 '제한'의 기준이 애매하다 보니 규정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 실태를,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이 드나들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특급호텔 카지노.

    10여 년 동안 판돈으로 750만 달러, 우리 돈 80억 원을 썼습니다.

    회삿돈도 가져다 도박판에 걸었습니다.

    철근을 자르고 남은 자투리를 협력업체에 팔아넘겨 자금을 빼돌린 겁니다.

    [동국제강 협력업체 직원]
    "5미터를 쓰고 나머지 2미터를 잘라내겠다, 그러면 남는 건 고철 처리하잖아요. <동국제강이랑 무자료 거래했다고 그러던데요?> 과거에 지나간 거는…"

    장 회장은 횡령과 상습 도박으로 3년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2018년 가석방으로 풀려났습니다.

    횡령 금액이 5억 원 이상이라 5년간, 즉 2023년까지 취업이 금지됩니다.

    동국제강으로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동국제강 본사 안내 직원]
    "(장 회장님이) 오전쯤에 오시는데 시간이 다 달라서. 검은 색깔인데 차종은 잘 모르겠어요."

    상근 회장 직함을 그대로 유지한 채 출근하고 있습니다.

    버젓이 홍보도 합니다.

    [동국제강 유튜브]
    "장세주 회장은 브라질 상원의원회가 수여하는 훈장을 수상하며…"

    장 회장은 고액 연봉도 받고 있습니다.

    출소한 2018년에는 16억 원, 지난해 41억 원을 받아 철강업계 연봉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동국제강 측은 장 회장이 '취업 제한' 통지를 받지 않아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원래 '취업 제한' 통지를 반드시 법무부 장관이 해야 합니다.

    [동국제강 관계자]
    "(법무부 통지를) 받은 적은 당연히 없습니다. 결국에는 그게 의미하는 바가 (법무부가) '취업 제한 대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장 회장뿐 아니라 법률상 '취업 제한' 대상이었던 SK 최태원, CJ 이재현, 한화 김승연 회장 모두 법무부 통보를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00기업 관계자]
    "우리도 (취업 제한) 확인을 했어요. 그런데 (법무부) 통지를 안 받았어요."

    법무부에 확인했더니, 사실이었습니다.

    [법무부 관계자 A]
    "법이 있는데 운영이 왜 안 되냐, 이런 (국회) 지적이 있어서… (2018년 9월 이후) 통지 업무도 하고 막 그랬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규정을 대놓고 무시하다가 2018년에 들어서야 '취업 제한' 사실을 통지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미통지 인원은 해마다 1천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논란은 또 있습니다.

    '취업 제한' 조치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5백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받습니다.

    그러면, 어디까지를 '취업한 것'으로 볼지… 기준이 과연 무엇이냐는 겁니다.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바로 서초동 사옥으로 가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지난달 19일)]
    "<경영 행보가 '취업 제한'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법무부 장관의 이 말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지난달 19일)]
    "(이재용 부회장은) 취업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 않느냐. 무보수와 비상임과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 미등기 임원이기 때문에…"

    "미등기 임원은 취업한 게 아니다", 그동안 재계가 펴온 논리입니다.

    지난 2014년,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그렇게 주장했고, 동국제강 장 회장 역시 자신은 '미등기 임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법무부가 취업 여부를 판단할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법무부 관계자 B]
    "있으면은 당연히 그 가이드라인대로 따라서 하면 되는데… (법령에) 미비한 게 좀 있는 게 사실이고요."

    취업 제한을 어길 경우 법무부 장관이 해임을 요구해야 하는데, 법무부는 1984년 법 시행 이후 그런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 김재현 / 영상편집: 정지영 / 유튜브: 4K World, Armen 4K, Dongkuk St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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