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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감기도 뜨기도 어려워" 호소에 "기다려라"만‥성형 뒤 극단 선택

[제보는 MBC] "감기도 뜨기도 어려워" 호소에 "기다려라"만‥성형 뒤 극단 선택
입력 2021-09-09 20:36 | 수정 2021-09-0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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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쳐지는 피부와 주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결심하는 분들도 계시죠.

    병원에서는 보통 수술 후 일주일이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한 중년여성이 성형수술 이후 한 달 동안 통증과 함께 눈도 제대로 못 뜨는 부작용을 겪다가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유족은 병원의 진료기록도 부실하고 애초에 부작용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비극이 생겼다며 제보를 해 왔습니다.

    홍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사는 게 힘들다. 성형이 이런 고통을 줄지는 몰랐다."

    55살 박 모 씨가 남긴 유서입니다.

    지인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도, "성형 망친 것 같다, 죽고 싶다." "이 얼굴로 일할 수도 없고, 살 수가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지난 4월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박 씨는, 숨지기 한 달 전 성형수술을 했습니다.

    새 직장 출근을 앞두고 결심한 첫 성형수술이었습니다.

    [故 박 모 씨 딸]
    "해볼까? 주변에서 많이 하니까‥수면 마취에다 하루 정도 걸리는 거고…"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눈꺼풀과 턱선을 올려주는 수술을 받았는데, 심한 통증에 붓기와 시커먼 멍이 좀처럼 빠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온전히 눈을 뜨거나 감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은 '기다리라'고만 했습니다.

    [故 박 모 씨 딸]
    "'의사는 뭐래?' 하면 (어머니 말이) '그냥 기다려 보래… 아프고 눈을 완전히 감을 수도 없는 상태고 왼쪽 눈 반밖에 안 떠져.'"

    박 씨의 휴대전화에는 지인들에게 한 달간 매일 촬영한 얼굴 사진을 보여주며, 힘들어하는 대화들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故 박 모 씨 딸]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엄마는 생각하셨거든요. 그런데 이게 밖에 나갈 수도 없는 모습이고…"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씨, 진료 기록을 확인해 봤습니다.

    수술 이틀 전 수술명과 시간만 적혀있고, 수술날엔 마취제 투여 내역만 있을 뿐 기본적인 수술 내용조차 전혀 없습니다.

    [손영서/사건 담당 변호사]
    "시술 부위나 정도, 또 수술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의료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회복 기간을 제대로 알려줬는지도 의문입니다.

    이 병원은 "중년 눈성형은 일주일이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 씨 사진을 보여주자, 원장은 다른 얘기를 합니다.

    [해당 성형외과 원장]
    "가려야죠. 화장으로… 아주 자연스러울 순 없죠, 절대로. 아무리 안 돼도 3개월은 지나야 된다니까… 사람마다 틀려요."

    성형수술은 특히 부작용 가능성을 면밀히 알려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정현석/의료 전문 변호사]
    "(성형수술은) 반드시 받을 필요는 없기 때문에 충분히 설명을 해주고, 환자가 위험을 전부 다 인식한 상태에서 수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해당 병원 측은 수술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진료기록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유족들은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故 박 모 씨 딸]
    "제가 마지막으로 해드릴 건 싸우는 거밖에 없다 생각이 들어서…"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나경운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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