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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막는 삼성 사옥 앞 대형 화분 150개‥"지나친 조치"

집회 막는 삼성 사옥 앞 대형 화분 150개‥"지나친 조치"
입력 2021-09-10 20:19 | 수정 2021-09-1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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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삼성전자 사옥 앞에 빈 대형 화분 150여 개가 두 개의 차선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서초구청이 집회와 시위를 막겠다며 가져다 놓은 건데요.

    이 화분들이 설치된 날은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됐고 서초사옥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가 적법한 수준을 넘어선 지나친 조치라며, 화분을 철거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고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 4차선 도로 중 2개 차선을 가로막고 대형 화분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렇게 아무것도 심어져 있지 않은 화분과 펜스가 줄을 지어 있습니다.

    양쪽 차선에 설치된 화분만 150개가 넘습니다.

    집회시위가 너무 시끄럽다는 민원이 매일 20건 넘게 접수되자, 서초구청이 화분을 고정시킨 겁니다.

    [주변 상인]
    "한번씩 좀 크게 (시위)하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창문도 열어두기 힘들어서 문을 닫아놓죠."

    화분은 지난달 13일 설치됐는데, 공교롭게 그날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됐고, 이곳 사옥을 찾아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서초구는 방역지침에 따라 1인 시위만 가능한데도, 장기간 차를 세워두고 불법시위가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오히려 이 화분들이 통행을 더 방해하고 있다며 화분을 철거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서울시 옴부즈만위원회 관계자]
    "통행에 방해하는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게끔 돼 있는데 한두 개도 아니고 아예 두 개 차로를 교행을(오고가지) 못하게 하는 조치는 좀 아니다‥"

    불법 집회나 방역지침 위반에 대해 구청이 조치를 취할 수는 있지만, 적법하고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섰다는 겁니다.

    [인근 주민]
    "매일 저렇게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 맨날 막 대규모 시위하진 않아요. 거의 없었는데, 요즘엔‥"

    서초구는 "장기간 서 있던 시위차량이 자리를 비운 사이 화분을 설치한 것"이며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과는 우연히 시점이 겹쳤다"고 밝혔습니다.

    또, "방역지침이 강화된 4단계 기간 동안만, 강남역과 현대·기아차 사옥 등 시위 민원이 많은 곳에 화분을 설치한 것"이라며, "방역과 도로사정을 고려해 추후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 /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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