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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못 먹는데 식대는 내야‥'갑질'에 우는 신혼부부

밥 못 먹는데 식대는 내야‥'갑질'에 우는 신혼부부
입력 2021-09-11 20:11 | 수정 2021-09-1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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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부 서울청사 앞에 이렇게 길게 근조 화환들이 늘어섰습니다.

    모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항의 시위를 벌인 건데요.

    거리두기 속에 결혼식 참석 인원이 제한되면서 예비부부들이 예식장에서 입는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식사를 못한 하객들의 밥값을 내거나, 값비싼 답례품을 억지로 사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경기 부천의 한 예식장.

    결혼식을 앞두고 삼삼오오 모여든 하객들이 입구에서 발열체크와 QR 인증을 합니다.

    미리 작성된 출입명부 안에 이름이 없거나 제한된 인원을 초과하면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습니다.

    [하객]
    '여기 인원 제한 있는 거죠? 못 들어가죠?"

    결혼식은 별도의 피로연 없이 끝났습니다.

    지난 3일부터 수정된 방역수칙에 따라 참석 가능 인원을 99명으로 늘리되, 식사를 할 수 없게 했기 때문입니다.

    식당은 텅 비었고, 하객들에겐 와인 2병과 홍삼 선물세트가 답례품으로 나눠졌습니다.

    [신부 측 관계자]
    "저희가 식사 대신 답례품으로 드리고 있어요."

    신혼부부는 예식장 측과 대관료 외에 최소 참석인원 175명분의 식대인 780여만 원을 보증금으로 계약했었습니다.

    그런데 예식장 측이 식사비용을 환불 해줄 수 없다면서, 답례품으로 대체한 겁니다.

    [신혼부부(신부)]
    "식대로 계약을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저는 답례품도 그 가격 그대로 구매를 해야 하는 상황인 거예요. 1만 원 중반 대의 홍삼이나 와인을 5만 원 정도에 구매하고 있는 거죠."

    정부는 예식장 측에 최소보증인원을 낮추라고 권고했을 뿐, 수백만 원에 달하는 식사 비용은 고스란히 신혼부부의 피해로 남게 됐습니다.

    [신혼부부(신부)]
    "(예식장 측은) 이미 계약서에 서명을 했고, 그것은 약속된 사항이기 때문에 변경이 어렵다는…"

    백화점이나 교회 등과 비교해 참석 가능인원이 너무 적고, 방역 지침이 너무 자주, 급하게 바뀌는 점도 예비 신혼부부의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신혼부부(신부)]
    "결혼식이라고 해서 저는 설렘으로 밤을 지새운 적이 단 하루도 없고, 방역 지침이 좋아질까 이것만, 매일 핸드폰 뉴스기사 혹시 올라오나 이것만 보고 있고."

    급기야 예비신혼부부들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화환시위'까지 벌였습니다.

    [전국신혼부부연합회 대표]
    "백 번 외쳐 봤자 사업체와 개인의 싸움이 되는 거고… 백화점, 콘서트장이라든가 저희도 특혜를 바라는 게 아니고, 완화된 지침을, 형평성 있는 지침을 원하는 거고."

    이들은 계속해서 다음 주에도 시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김백승 / 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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