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입고 찾아온 시청 육상팀 코치‥"성범죄? 증거 있냐?"

◀ 앵커 ▶

경기도 파주시청 육상팀의 한 코치가 상습적으로 성추행과 성희롱을 벌였다는 고소장이 접수돼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전지훈련 때 속옷 차림으로 후배 여성 코치의 숙소 문을 두드리는 등 평소에도 성희롱을 반복했다는 건데요.

이 가해 코치는 이미 다른 선수를 성폭행하려고 했던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8월 강원도 태백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경기도 파주시 육상팀.

그런데, 자정을 넘겨 36살 김 모 선임코치가 후배 여성 코치의 방을 찾아왔습니다.

술에 취한 채 속옷 한 장만 걸친 상태였습니다.

[피해 여성 코치]
"(김 씨가) "오빠, 이렇게 세워둘 거냐"고‥ (문 열었더니) 위아래 아무 것도 안 입었어요. 그걸 보고 전 문을 잡아당기고 그 선생님은 문을 열려고 하고‥"

6개월 뒤 제주도로 떠난 동계훈련 때도, 김 코치는 방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말고 이 후배 코치를 눕히고 끌어안았다고 합니다.

[피해 여성 코치]
그 순간이 너무너무 끔찍했어요. 모멸감, 성적 수치심‥ 제 옷을 막 털었어요. 씻고

유부남인 김 코치는 평소에도 밤 늦게 전화해 성희롱을 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 여성 선수 중 한 명이 김 코치가 술을 마시다 성폭행을 하려 했다며 지난 3월 고소했습니다.

그동안 직장을 잃을까 두려워 신고를 못했던 여성 코치는 미리 막지 못해 결국 선수까지 피해를 봤다는 죄책감에 자신의 피해도 알리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선수 성폭행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코치는, "증거가 없지않냐"고 되물었습니다.

고소장을 접수하자 경찰 역시 피해자인 코치에게 "증거를 달라"거나 "성범죄를 적용하기 힘들다다"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피해 여성 코치]
"왜 들어와요? 억지로, 그것도 팬티 바람으로‥ (경찰은) 성폭력 죄가 안 되는 듯이 얘기를 하죠. 아무리 얘기해도 귀에 안 들어가는‥ 경찰이 이렇게 얘기해주면 어떤 여자가 당당하게 경찰서에서 자기 그런 걸 호소하냐고‥"

경찰은 조만간 김 코치를 소환할 예정인데, 뒤늦게 피해 사실을 확인한 파주시는 김 씨의 지도자 자격을 박탈해달라고 육상연맹측에 요청했습니다.

취재진은 김 코치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MBC 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이상용/영상편집 : 위동원

파주서, 9월 13일 뉴스데스크 '속옷 입고 찾아온 시청 육상팀 코치' 관련 입장

경기 파주경찰서는 지난 9월 13일 MBC 뉴스데스크 "속옷 입고 찾아온 육상팀 코치, "성범죄? 증거있냐?" 보도와 관련해, "경찰이 성범죄가 안 된다는 듯 조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경찰은 "피해를 상담하며 사실확인 차원에서 증거가 있는지 문의했고, 피해 당시 주변사람에게 알렸다면 그 역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성폭력 상담사 등 신뢰관계자 2명이 동석한 가운데 진술 일체를 영상녹화하였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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