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입성 한지 이제 한 달 됐습니다.
여성 인권을 존중 하겠다던 말은 빈말이 되고 있고 여기에 맞서 여성들이 탈레반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언제까지 맞설 수 있을까요.
미국으로 망명해서 그들의 외침을 대변하고 있는 전직 아프간 여성 판사를 워싱턴, 박성호 특파원이 만나서 물어 보았습니다.
◀ 리포트 ▶
탈레반 시대가 원하는 여성상을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사흘 전 검은색 부르카로 온몸을 가린 여성들이 탈레반을 지지한다며 거리에 나섰습니다.
학교에선 남녀가 칸막이 사이로 분리됐고, 일터에선 한 지붕 아래 있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와히둘라 하시미/탈레반 고위 인사]
"남녀는 함께 일할 수 없다. 여성이 우리 사무실에 와서 일하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
용감하게 거리로 나와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던 여성들은 이제 쫓기는 신세가 됐습니다.
[나즐라 아유비/전 아프가니스탄 판사]
"여성 활동가들은 집까지 추적당했습니다. 지금 상당수는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 숨어 지냅니다."
그 역시 탈레반에 쫓겨 미국으로 망명한 전직 판사 나즐라 아유비 씨로선 악몽을 다시 꾸는 상황입니다.
"아버지와 형제가 살해당했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다그쳤는데, 또 다른 시신이 집에 오는 걸 보고 싶지 않아 하셨습니다."
그는 전부 남성으로 구성된 탈레반의 강경파 내각을 보고 절망했지만, 아프간 여성들이 저항할 동력까지 의심하진 않습니다.
이미 여성이 전체 학생의 40%, 국회의원의 27%였던 만큼 아프간 여성들도 달라졌다는 겁니다.
[나즐라 아유비/전 아프가니스탄 판사]
"(탈레반 집권후 아프간의 앞날을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은 더 교육받은 여성들이 있습니다. 저항 운동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여성들의 요구가 대단히 높습니다."
세계 각국의 아프간 여성들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저항에 나섰습니다.
'내 옷에 손대지 마'라는 해시태그 운동, 검은 색 부르카는 아프간 문화가 아니라면서 대신 화려한 전통의상 사진을 올립니다.
결국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호소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국인들이 지난 20년간 우리를 지원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동시에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되어 주세요."
워싱턴에서 MBC뉴스 박성호입니다.
영상취재: 이상도(워싱턴) / 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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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성호
탈레반 한 달‥"여성들 숨어지내지만 계속 싸울 것"
탈레반 한 달‥"여성들 숨어지내지만 계속 싸울 것"
입력
2021-09-15 20:18
|
수정 2021-09-1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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