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군이 지난달 말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 조직과 연관됐다며 차량 한 대를 무인 공격기로 폭격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 열 명이 숨졌는데, 이 가운데 7명이 어린이였습니다.
결국 숨진 열 명 모두 테러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민간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 국방부는 '참담한 실수였다'며 사과했습니다.
서혜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주택가 골목에 세워진 차량에서 화염이 치솟습니다.
주민들이 양동이로 물을 실어 나르며 불을 끄려 애쓰지만,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전소했습니다.
[사미아/차량 폭발 희생자 딸]
"아버지는 차 안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가슴과 목 등 모든 곳에 파편이 흩어져 있었고, 귀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미군은 이 차량에 테러를 계획한 IS 대원들이 타고 있었고 폭발물까지 실려있어 드론으로 표적 공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운전자는 미국 구호단체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제마리 아흐마디'.
동료들과 차를 타고 퇴근해 집 마당에 차를 세우자 자녀들이 아빠를 마중 나왔고 순간 차가 폭발한 겁니다.
IS와 아무 관련도 없는 어른 3명과 어린이 7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스티븐 권/구호단체 설립자]
"아흐마디는 항상 어려운 사람들을 잘 도와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 퇴근 전 아흐마디가 동료들과 차에 물통을 싣는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미군이 물통을 폭발물로 오판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주 가까이 지나서야 미군은 자신들이 실수로 민간인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케네스 매켄지/미국 중부사령관]
"자체 조사를 통해 드론 공습은 참담한 실수였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는 전투사령관으로서 공습과 이 비극적인 결과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리는 이 끔찍한 실수로부터 배우려고 노력할 것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서혜연입니다.
영상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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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서혜연
물통을 폭탄으로 보고 오폭‥미군 "참담한 실수" 사과
물통을 폭탄으로 보고 오폭‥미군 "참담한 실수" 사과
입력
2021-09-18 20:20
|
수정 2021-09-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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