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자기 돈은 한 푼도 안들이고 서울에서 수십억 원 대 아파트를 산 사람들이 있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린 것도 아니고, 부모에게 빌린 건데, 이게 진짜 빌린 건지, 아니면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편법 증여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부모 찬스'로 집을 산 경우가, 1년 사이에 세 배나 늘었습니다.
차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강 변에 있는 서울 용산의 한 아파트.
작년 5월 257제곱미터 1채가 31억 7천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구입한 사람은 34살 남성.
집값 전액을 아버지에게 빌렸습니다.
근처의 또 다른 집은 19억 9천만 원에 팔렸습니다.
집을 산 사람은 24살 청년.
집값의 90%인 17억9천만 원을 어머니에게 빌렸습니다.
[공인중개사]
"젊은 세대들이 찾을 수가 없죠. 금액이, 금액대가 있는데 어떻게 찾아요."
서울 같은 규제지역에서 집을 살 때는, 반드시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 합니다.
자기 자금이 얼마이고, 빌린 돈이 얼마인지 신고해야 합니다.
이 계획서를 분석해 봤더니, 금융기관이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에게 빌려 집을 산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값의 절반 이상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빌린 경우가 2019년에는 1,256건이었는데, 작년에는 3,880건으로 세 배 늘어났습니다.
올해에는 8월까지 벌써 4,200건이 넘어, 이런 추세라면 또 두 배 늘어날 전망입니다.
17억 9천만 원을 30년 만기로 은행에서 빌리면, 매달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는 7백만 원이 넘습니다.
웬만한 사람 월급으로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신고는 부모에게 빌렸다고 했지만, 이게 진짜 빌린 돈인지, 아니면 거액의 증여세를 피하려고 빌린 척 속인 편법 증여인지 확인이 어렵습니다.
이런 부모 찬스로 집 주인이 돼 임대료를 받는 미성년자들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집을 빌려주고 임대소득을 받는 미성년자는 2019년 1,795명에서 작년 2,842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들이 벌어들인 임대료는 558억 원이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 영상편집: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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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주혁
수십억 아파트 자금 "부모에게 빌려"?‥1년 만에 3배
수십억 아파트 자금 "부모에게 빌려"?‥1년 만에 3배
입력
2021-09-23 20:14
|
수정 2021-09-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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