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아주 잠깐 통과를 하는데도 통행료를 내야 하는 구간을 지날 때가 있죠.
특히 자주 이용하는 길에 이런 곳이 있다면 부담이 적지 않을 텐데요.
확인을 해 봤더니 10킬로미터 미만을 주행해도 통행료를 내야 하는 곳이 전국에 4백 곳 가까이 됐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 김포의 고속도로.
김포나들목에 들어서자마자 요금소가 나와, 곧장 빠져나가도 9백 원을 내야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기도 시흥부터 계속 달려 일산까지 24㎞를 주행해도 똑같이 9백 원입니다.
[김춘수]
"(고속도로에) 올라타자마자 나가는데, 그거에 대해서 통행료를 낸다는 것은 문제가 있고요."
경기 안산 주민들도 처지가 비슷합니다.
인접 시군으로 가려면 영동과 서해안 고속도로를 각각 1분씩 1.4km와 2.2km만 이용해도 1천2백 원을 내야 합니다.
[강정우]
"(통행료를) 따로따로 받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고객으로서는 좀 불편할 때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이런 초단거리 통행료 구간은 특히 수도권 서남부 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제가 지금 경기 군포에서 이 고속도로에 올라왔는데, 인접한 경기 의왕시내까지 가려면 가장 빠르고 짧은 경로입니다.
이 경로를 따라 1분을 가는데 얼마를 내야 하는 건지, 바로 출구 표지판이 보이는데 저 출구를 따라 나가보겠습니다.
"요금 1천 원이 결제되었습니다."
전국의 고속도로는 통행료 1천 원을 내면 평균 20㎞를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수 조사 결과 그 절반도 안 가서 통행료를 내는 곳이 전국에 393곳.
5㎞ 이내에서 돈을 내는 곳도 74곳에 달합니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는 장거리 이용객을 위한 시설이고, 통행료는 건설비 회수를 위한 일종의 '기본 요금'"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에겐 부담인 것도 사실입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이상필 씨.
집에서 인천 청라 거래처까지 19㎞ 구간을 자주 오고 갑니다.
그런데 민자고속도로 사이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8.5㎞ 구간을 지날 때도 통행료 9백 원을 내야 합니다.
[이상필]
"(통행료를) 내라고 있으니까 내긴 내는데, 내는게 맞는 건지 의문이 들기는 해요."
도로공사가 단거리 구간에서 50% 할인제를 시행하고는 있지만, 새벽과 늦은 밤이어서 혜택 보는 운전자는 많지 않습니다.
[화물차 운전자]
"일반 도로로 가면 되는데, 시간 지체되는 것부터 연료 소모도 많고 하니까 거의 고속도로를 타요. (요금이) 부담스러운 거죠."
[신동근/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생계형으로 이용하는 분들이 거리는 짧지만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고속도로) 구간들이 있습니다. 할인의 폭이나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고요."
도로공사는 당초 올해부터 새벽 단거리 통행료 할인도 폐지하려 했지만 논란이 일자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노성은 / 영상편집: 고무근 / 자료제공: 신동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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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하늘
"1분만 달려도 1,000원"‥'폭리' 고속도로 전국 400곳
"1분만 달려도 1,000원"‥'폭리' 고속도로 전국 400곳
입력
2021-09-29 20:30
|
수정 2021-09-2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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