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앞서 보신 편법 증여 포함해서 최근 부모 돈 빌려 집을 사는 젊은 층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온라인 상에는 부모님 돈 빌려서 주택자금 마련하는 법까지 돌고 있는데요.
부모에게 빌린 돈, 갚기만 하면 편법 증여가 아니라고 볼 수 있을까요.
뭐가 문제인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편법 증여 등을 막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주택 자금조달계획 신고 의무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계획서와 각종 증빙 자료를 내라는 건데요.
자금조달계획서 항목 중 부모에게 받는 돈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상속과 증여, 이건 세금 낼 거 다 낸 '자기 돈'으로 간주 됩니다.
다른 하나는 차입금.
즉 부모에게 빌린 돈이니까 증여세를 안냅니다.
대신 진짜 빌렸다는 증거로 차용증을 써서 제출합니다.
그런데 이런 개인 간 차용증은 상환기간도 5년, 10년, 20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고, 원리금 상환 기준도 없습니다.
이자만 주기적으로 내면 됩니다.
[부동산 전문 유튜브 채널]
"(차용증) 법적으로 '매달 이자 내야된다' 이런 규정은 없어요. 그래서 분기별로 갚으셔도 되고, 반기별로 가능하고 아니면 연마다 이자를 갚으셔도 되고요."
지난해 8월 용산의 19억 9천만 원짜리 주택을 산 24살 청년의 경우, 집값의 90%인 17억 9천만 원을 어머니에게 빌려서 샀습니다.
만약 이 돈을 증여받았다면 증여세는 5억 2천만 원입니다.
결국 어머니에게 이자만 주기적으로 몇 번 내다가 몇 년 뒤에 팔아서 차익 내고 원금을 갚아버리면 별 문제가 없는 겁니다.
나중에 세무당국이 문제를 삼아 증여세를 물더라도 일단 산 집까지 빼앗을 순 없습니다.
[김영국 세무사]
"취득한 부동산이 가격이 크게 오르면, 설사 (뒤늦게) 증여세를 부담하더라도, 자녀는 취득한 재산을 기반으로 결국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부모자식 간 차입금은 금액 제한도 없고 상환능력도 깐깐하게 보지 않습니다.
◀ 기자 ▶
개인 간 자금 거래를 금융기관처럼 규제하기는 어렵다는 게 당국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자금조달계획서의 효력이 고액 자산가들을 비껴가고, 일반 시민들은 오히려 강도 높은 대출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알고보니 전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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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전준홍
[알고보니] 부모에게 빌린 돈은 편법 증여 아니다?
[알고보니] 부모에게 빌린 돈은 편법 증여 아니다?
입력
2021-09-30 20:13
|
수정 2021-09-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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