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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아동학대 있었는데 '우수'‥못 믿을 유치원 평가

[집중취재M] 아동학대 있었는데 '우수'‥못 믿을 유치원 평가
입력 2021-10-02 20:24 | 수정 2021-10-0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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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이의 유치원을 선택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시나요?

    각 유치원의 교육 평가 결과도 참고 하시나요?

    무엇보다 아동학대 이력이 있는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는 없을 텐데요.

    그런데 지난 3년간 아동학대가 발생했던 유치원들이 우수하다, 문제가 없다, 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사립유치원.

    지난 2019년 9월 교사가 3살 아이를 발로 차 넘어뜨리는 아동학대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그 해 유치원 평가에서, 이 유치원은 '건강 안전분야'에서 '우수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유치원 전체에 CCTV를 설치해 안전하게 유아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견도 적혔습니다.

    [해당 유치원 신임 원장]
    "평가가 (학대 사건) 뒤네요. 문제네요. 원장선생님, 그 (가해) 교사 둘 다 휴직 상태예요."

    공교롭게도 아동학대 발생 8일 뒤, 현장평가단이 이 유치원을 방문했지만, 이들은 아동학대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유치원 평가는 원칙적으로 '유아교육진흥원'에서 담당하는데, 아동학대는 교육지원청에만 신고될 뿐 정작 평가기관에는 통보조차 되지 않습니다.

    유치원 평가는 각 문항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40여 개 문항을 살펴보니 아동학대에 대해선 '학대예방 교육을 받았는지' 묻는 문항 한 개뿐이었습니다.

    아동학대 발생 여부는 아예 묻지도 않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아동학대가 발생한 유치원은 60곳 중 평가를 받은 58곳은 모두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진흥원 관계자]
    "아동학대 그런 것이 나왔다고 해도 저희는 어떠한 권한도 없거니와, 저희는 예방하고 잘할 수 있도록, 이대로 하세요 (지도하는 거죠.)"

    교육부는 "개인의 범죄인 아동학대 관련 사실을 함부로 누설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김영민/서울 중랑구]
    "(아동학대 여부가) 평가에 들어가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향후에 아기 안전에서도 가장 좀 좋을 것 같거든요."

    [박찬대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알고 싶은 권리가 있는데요. 이 유치원 평가가 형식적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가."

    유치원 평가는 각 지역 교육청이 "유치원 자율성 존중하겠다"며 최근 들어 현장 점검마저 각 유치원의 자체평가나 서류심사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이관호 / 영상편집: 김재환 / 자료제공: 박찬대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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