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인천21세기병원의 조직적인 대리 수술로 의사와 행정 직원 여러 명이 구속됐지만 이 병원에는 여전히 정부의 척추전문병원 인증이 내걸려있습니다.
인증을 취소하려면 법원 판결까지 받아야 하는 건데요.
여당이, 대리 수술이 확인되면 즉시 취소하도록 관련 법을 고치기로 했습니다.
조희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행정직원들이 대리수술을 한 혐의로 병원 원장 등 6명이 구속된 인천21세기 병원.
병원 문 앞에는 휴진 안내문이 걸려있습니다.
[인천21세기병원 관계자]
"써놨잖아요. 휴진. 휴진이 아니라 (거의) 폐업이야. 직원들도 다 나가고 아무도 없어요."
그래도 찾아오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척추전문병원 인증을 믿고 오는 겁니다.
[인천21세기병원 환자]
"저 여기서 계속 약을 타다 먹었거든요. 전문병원이니까 허리 잘본다고 해서…"
인천21세기병원은 현재 진료를 볼 수 있는 의사들이 없지만, 여전히 '척추전문병원' 인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의사들도 없고, 진료도 중단됐는데 어떻게 전문병원 인증을 유지하고 있는 걸까.
의료법에는 특정 질환에 대해 난이도 높은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병원을 보건복지부가 전문병원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만 해놨을뿐 대리수술 등 불법행위가 적발돼도 곧바로 지정을 취소를 할 수 있는 규정은 없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취소 규정은) 지금 없는 겁니다. 지금 있는 규정은 재지정할 때 기준에 미달하거나 거짓이나 허위로 (신청)했거나 하는 경우밖에 없는데…"
법원의 최종확정 판결이 나도 전문병원 인증 기간이 남아있다면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의사들이 경찰에 입건된 직후인 지난 6월에도 인천21세기병원에선 2천 건이 넘는 진료가 이뤄졌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1억 2천만 원의 진료비를 지급받았습니다.
국회는 무면허 의료행위 등이 적발되는 즉시 전문병원 인증을 취소할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허종식/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
"무면허 의료사실이 드러나면 전문병원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제가 법안을 발의한만큼 국회에서 의원들과 논의해서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리수술을 하면 의료진에 대한 사법처리뿐 아니라 의료기관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 이지호 / 영상편집 : 나지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조희형
'대리수술' 적발돼 의사 한 명 없는데‥여전히 '척추 전문'
'대리수술' 적발돼 의사 한 명 없는데‥여전히 '척추 전문'
입력
2021-10-06 20:22
|
수정 2021-10-06 22:20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