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법적으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 성 전환 여성한테 병무청이 입대를 위해 신체검사를 받으라는 통지서를 보냈습니다.
법적으로 남성이 아니라고 항의했더니 그래도 일단 검사장으로 오라는 답을 들어야 했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대 트랜스젠더 여성 A씨.
고등학생 때 '성전환증' 진단을 받고, 졸업 직후인 작년 말 '성확정 수술'을 했습니다.
성별정정 신청을 통해 지난 6월엔 법원에서 '여성'임을 인정받고, 새 주민번호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두 달 뒤, 입영을 위한 신체검사 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당황한 A씨는 병무청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습니다.
[A씨/트랜스젠더 여성]
"첫 번째 분은 이제 잘 모르신다고… 다음 날 (담당자가) 통화가 됐는데 그분은 또 이제 '이거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 우선 와서 (서류를) 내라. 신검하러 와라.'"
성별 확인을 요청했더니 더 황당한 답변이 왔습니다.
[A씨/트랜스젠더 여성]
"(병무청에서) 조회를 해보니까 여성으로 나와 있었던 거예요. 거기 서류에도… 여성인 걸 확인했는데도 진행이 안 되더라고요."
A씨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신체검사에서 겪었던 차별 때문이었습니다.
[A씨/트랜스젠더 여성]
"(의사가) 면제 사유를 확인하려고 직접 옷을 벗기고 만진다든가… '신체검사 장소에 여자가 왔다' 뭐 이런 식으로 (인터넷에) 은근히 글이 많아요. (지인들이) 트라우마가 생긴다거나 힘들어하는 걸 곁에서 많이 봐가지고…"
결국 A씨는 군인권센터의 도움으로 병무청에 신체검사 통보 정정을 요청했지만, "면제할 법적 근거가 없어 검토 중"이란 답을 들었습니다.
현재 병역법상 트랜스젠더는 '심신장애'로 분류돼있습니다.
자신의 성별 정체성이 '장애'라고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겁니다.
[박한희 변호사/'희망을 만드는 법']
"트랜스젠더를 어떤 장애나 질병으로 간주해서는 안 되다는 것을 국제 의학계에서 공인을 했는데요. 아직까지 병무청에 진단검사 카테고리가 여전히 정신과 항목에 심신장애 분류를 하고 (있습니다.)"
병무청은 취재가 시작되자 A씨에게 "전례가 없어 일어난 일"이라며 "병적 제적 처리를 해주겠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취재진에게는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송록필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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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남효정
[제보는 MBC] 법적으로 이미 여성인데‥병무청 "신체검사 받으러 와라"
[제보는 MBC] 법적으로 이미 여성인데‥병무청 "신체검사 받으러 와라"
입력
2021-10-0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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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10-0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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