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부가 세금 들어올 돈을 잘못 계산해, 결국 올해 돈이 최소 몇 조 원 남아돌게 됐습니다.
나라가 돈이 없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도 안 되고, 소상공인 지원금도 다 못 준다더니, 이제 와서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했습니다.
국민은 빚더미인데, 국가만 돈을 아껴 남긴 셈입니다.
이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7월, 국회는 33조 원 규모의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 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들의 손실보상을 위한 거였습니다.
추경을 더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안 된다고 잘랐습니다.
더 들어올 세금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추경호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 7월 13일)]
"혹시 (세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 더 있습니까, 크게 현재로서?"
[홍남기 / 경제부총리 ( 7월 13일)]
"저희가 볼 때는 거의 없을 걸로 생각하는데 오히려 방역 강화가 되어서 또 다른 변수가 하나 또 생겼습니다."
추가로 늘어날 세금은 31조 5천억 원이 전부고, 오히려 줄면 줄었지 늘어날 게 없다는 발언입니다.
이 발언은 석 달 만에 어제 국정감사장에서 뒤집혔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어제)]
"세수 추계의 오차가 컸던 것에 대해선 정말 다시 한번 또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세수는 가장 정확하게 남지도 않고, 부족하지 않게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예측보다 더 걷힐 세금이 얼마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소 몇조 원이 남아돌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재난지원금을 88%에게만 지급하기로 한 것도, 소상공인 지원금을 다 주지 않고 업종 따져가며 주기로 한 것도, 손실보상법에 따른 예산을 고작 1조 원만 잡아놓은 것도, 다 돈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돈이 남아돌게 돼 미안하다고 한 겁니다.
기획재정부가 처음부터 세금 걷힐 돈을 너무 보수적으로 예측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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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주요 선진국들은 국민에게 돈을 풀면서 일제히 국가 채무가 급증했지만, 유독 한국은 한자릿수 증가에 그쳤습니다.
반면 가계부채 증가율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국민이 빚더미에 오르는 동안, 정작 국가는 돈을 아껴 썼다는 뜻입니다.
[정태호 / 국회 산자위]
"우리나라는 오히려 국가 부채는 6.6%p인데 가계 부채는 10%p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위기의 시기에 빚을 국가가 지는 게 정의로우냐 가계가 지는 게 정의로우냐."
정부는 내일 소상공인 손실보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보상 범위가 너무 좁고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편집 :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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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유경
'들어올 세금 없다'던 기재부‥"연말까지 더 들어와"
'들어올 세금 없다'던 기재부‥"연말까지 더 들어와"
입력
2021-10-07 20:21
|
수정 2021-10-0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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