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엘살바도르가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채택하고, 일상에서 사용한 지 꼭 한 달이 됐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이 워낙 심하다 보니까 커피 한 잔을 살 때도 고민을 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투기 수단으로도 변질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소정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중앙아메리카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
노점에서 음식을 받아든 손님이 돈 대신 휴대전화를 내밉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음식값 2달러를 결제합니다.
[밀라그로스 카브레라/노점상 주인]
"제 장사에 있어서 비트코인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판매도 늘고, 손님들이 음식을 사먹을 때 (지불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엘살바도르는 한 달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인정했습니다.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모바일 앱 형태인 비트코인 지갑을 깔면 우리 돈 3만 5천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무료로 줬습니다.
현재 전 국민의 절반가량인 300만 명이 전자 지갑을 개설했습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국민 대다수가 금융시스템에 쉽게 접근하게 됐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벌써부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가격이 널뛰는 비트코인의 특성 때문에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커피 한 잔을 사먹을 때도 가격 변동을 고려하고, 언제 현금화를 해야 할지 몰두한다는 겁니다.
최근 비트코인이 급등하면서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됐습니다.
[마리오 기옌/서핑 강사]
"비트코인이 변동성이 크니까 어려워요. 강습료를 받았는데, 다음 날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가면 저한테는 손해잖아요."
스마트폰이 없는 고령자 등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소외된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로사 코르데로/노점상 운영]
"스마트폰 사용을 못 하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마 굶어 죽겠죠."
인터넷 보급률은 50% 수준, 비트코인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소외된 지역도 많습니다.
결제 시스템도 불안정해 서버가 자주 먹통이 되기도 합니다.
비트코인 도입을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 일부 국가들도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채택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 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편집: 이상민 / 영상출처: 알자지라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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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임소정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도입 한 달‥"일상이 투기판"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도입 한 달‥"일상이 투기판"
입력
2021-10-07 20:34
|
수정 2021-10-0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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