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얼마 전, 인천에서 20대 노동 자가 고층 아파트를 청소하다 추락해 숨졌는데 경찰이 조사해 보니 전형적인 인재였습니다.
업체가 작업의 속도를 높이려고 구명 줄도, 보호대도 챙겨 주지 않았던 겁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 송도의 49층짜리 아파트 화단, 국화 꽃다발 10여개가 놓였습니다.
비에 젖어 찢겨진 쪽지에는 "우리를 위해 외벽을 청소하다 돌아가셔서 슬프다"고 적혀있습니다.
지난달 27일, 유리창을 닦던 28살 노동자가, 밧줄이 끊기면서 15층 높이에서 아래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임은규/아파트 입주민]
"굉장히 젊은 분인데 그렇게 안타깝게 그런 사고를 당했다니 굉장히 마음이 안 좋습니다."
당시 이 노동자를 지탱해 줬던 밧줄은, 아파트 외벽의 간판 모서리와 계속 마찰되면서 약해지다 결국 끊겼습니다.
밧줄이 날카로운 모서리에도 견딜 수 있도록 가죽이나 고무로 감싸야 하지만, 규정과 달리 천 보호대를 쓴 겁니다.
그나마천 보호대의 위치도 날카로운 간판 모서리와는 높이가 안맞아 쓸모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밧줄이 끊어져도, 구명줄, 말 그대로 생명을 구하는 줄이 추가로 설치되야 하지만, 이 역시 없었습니다.
현장 안전책임자는 경찰 조사에서 "구명줄을 설치하면 걸리적거리기 때문에, 작업을 빨리 끝내려고 구명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사고 불과 3일 전, 현장을 점검했던 안전보건공단이 구명줄 설치를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묵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청소업체 관계자]
"거기 일하시는 분들이 다 경력자인데, 그거를 합의 하에 그러면 그렇게 하자‥ 송도는 바람이 많이 불잖아요. 보조밧줄을 하면 원래 줄과 엉켜버린대요."
경찰은 용역업체 대표와 안전책임자 등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영상편집 :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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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임상재
"구명줄 걸리적 거려"‥'인재'로 드러난 20대 유리청소 추락사
"구명줄 걸리적 거려"‥'인재'로 드러난 20대 유리청소 추락사
입력
2021-10-0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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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10-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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