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에도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는데요, 교육부도 교사 정원을 계속 축소하고 있습니다.
학생이 없으니 교사를 줄이는게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없어 한명의 선생님이 여러 학교를 다니며 수업을 합니다.
그에따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되겠죠.
홍한표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전 9시, 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영어 수업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1교시를 마친 선생님의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차로 30분 남짓 달려 두 번째로 출근한 곳은 선생님의 원소속 근무지인 미로중학교입니다.
일주일에 이틀은 이렇게 다른 학교로 출근했다 돌아옵니다.
[박세진/미로중학교 영어교사]
"저 같은 경우는 중학교 1·2·3학년, 고등학교 1학년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상황이라 사실은 수업 준비하고 이런 과정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죠."
전교생이 31명인 근덕중학교에서도 미로중의 기술가정 선생님이 2, 3학년을 가르칩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뿐 작은 학교의 겸임수업은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상이 됐습니다.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체능 과목은 전임교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성훈/미로중 1학년]
"음악이 일주일에 한 번 있는 경우는 계속 까먹을 수가 있잖아요.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한 명의 교사가 많게는 5개 학교를 오가거나, 왕복 148km를 다니며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진구/미로중 기술가정교사]
"신규 선생님이라든지 운전에 서투신 분들은 지역이 좀 찾기 어렵다거나 그거(운전)에 대해서 좀 겁내는 분들도 계시고…"
빠르게 인구가 줄고, 인구밀도까지 낮은 강원도에서 전교생 60명 이하의 작은 학교는전체 중학교의 43%에 달합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 2019년 이후 중등교원 정원은 2백 명 가까이 줄었고, 대신 겸임을 맡은 교사는 50명가량 늘었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같이 수업 시수가 많은 과목조차 한 과목을 2명 이상의 선생님이 수업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입니다.
학생들은 늘 부족함을 느낍니다.
[박수민/미로중 1학년]
"수행평가 같은 걸 하는데 이거는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물어봐야 하는데 선생님이 안 계시니까…"
작은 학교가 많은 지역의 교육청들은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라도 교사를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입니다.
학생 수가 줄어든 만큼 교사도 줄이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 같지만, 작은 학교 학생들을 위한 어른들의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홍한표입니다.
영상취재 양성주,김종윤 / 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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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홍한표
'교사가 부족해서'‥5개 학교 오가는 산골 선생님들
'교사가 부족해서'‥5개 학교 오가는 산골 선생님들
입력
2021-10-09 20:29
|
수정 2021-10-0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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