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요즘 파업과 집회로 시끄럽습니다.
6년 전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가 인수를 했는데, 그 이후로 잇따라 매장문을 닫고 자산을 팔고 있는데요.
그만큼 일터가 줄고 있는 겁니다.
그 배경을 오해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끝장 투쟁 승리하자. 끝장 투쟁 승리하자."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안산시청을 점거하고, 지난 추석 연휴에는 80여 개 점포에서 파업도 했습니다.
노조는 홈플러스의 주인인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가 사실상 마트 사업을 접고 먹튀하려 한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에게 7조 2천억 원을 주고 홈플러스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MBK 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조 원을 더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MBK 파트너스는 투자는커녕 오히려 홈플러스 매장을 잇따라 폐쇄하고 자산을 팔고 있습니다.
전국 141개 매장 가운데 이미 네 곳의 문을 닫았고, 곧 다섯 곳도 추가로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부동산을 팔아 MBK 파트너스가 현금화한 돈은 4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직원 수도 계속 줄였습니다.
2만 5천 명이던 직원은 지난해 기준 2만 8백 명으로 4천 명 넘게 줄었습니다.
외주와 협력업체 직원까지 합하면 모두 9천 명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렇게 챙긴 현금은 인수 당시 빌린 돈의 이자나 배당금으로 썼다는 게 노조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933억 원이었는데, 인수할 때 빌린 돈 이자와 투자자 배당금으로 1천117억 원이 나갔습니다.
[주재현/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
"MBK가 이렇게 부동산 시세 차익을 남기고 매장을 팔고 문을 닫으면, 거기에서 일하는 우리들, 협력업체 직원들, 입점업체 중소상공인들 다 어떻게 됩니까? 길거리로 나앉습니다."
실제로 유통 시장의 주도권은 빠르게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대형 마트들이 점차 쇠퇴하고 있는 건 맞지만, 다 홈플러스처럼 대응하는 건 아닙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일부 점포를 없애거나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오래된 매장을 재단장하고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습니다.
[서용구 교수/숙명여대 경영학과]
"유통이라고 하는 것은 100년 기업을 항상 가정하고 경영을 하거든요. 사모펀드라고 하는 것은 특정 기업을 M&A해서 가치를 높인 다음에 다시 되팔면서 수익을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보니까…"
홈플러스 사측은 매출이 줄어들어 매장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자산 매각은 온라인 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 목적이고,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오해정입니다.
영상취재: 정우영 / 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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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오해정
"혁신" 내세우더니‥사모펀드 MBK, 홈플러스 줄줄이 매각
"혁신" 내세우더니‥사모펀드 MBK, 홈플러스 줄줄이 매각
입력
2021-10-1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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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10-1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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