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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 급사?‥"개처럼 목줄 끌고 오물통에서 얼차려"

훈련 중 급사?‥"개처럼 목줄 끌고 오물통에서 얼차려"
입력 2021-10-14 20:17 | 수정 2021-10-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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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군이 군을 조사한다는 게 어떤 한계가 있는지 여러 사건에서 확인을 하지만 이른바 '의문사'로 불리는 군내 수많은, 의심스러운 죽음의 실체가 하나 둘 드러나고 있습니다.

    숨진 이의 탓으로 처리된 어떤 죽음을 알고 봤더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처참한 가혹행위의 결과였습니다.

    보도에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84년 최승균 소위는 유격 훈련 도중 숨졌습니다.

    당시 군은 유족들에게 사망 원인에 대한 정확한 설명 없이 '과로사다', '갑자기 숨졌다'고만 말했습니다.

    [최정은/故 최 소위 누나]
    "저희 동생 마지막 모습도 못 봤거든요. (가족들을) 방에 다 가둬놓고 아무도 만날 수가 없었어요. 순직으로 처리된 다음에 동기분들이 와서 '너무 억울하지 않냐, 구타가 너무 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억울하고 답답했지만, 유족들이 할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30여 년 지나 군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지고 나서야 정식 조사가 이뤄졌고, 실제 사망 원인이 군내 가혹행위로 인한 탈진과 영양실조라는 사실이 당시 동료들의 진술로 밝혀졌습니다.

    최 소위는 행군에서 뒤처졌다는 이유로 군홧발로 짓밟히고 밧줄에 목이 감겨 개처럼 끌려다녔습니다.

    오물통에 들어가 얼차려를 받거나 거꾸로 매달려 물고문도 당했습니다.

    [최정은/故 최 소위 누나]
    "제 동생이 먹지를 못했대요. 코에서 이렇게 콧물이 줄줄줄 나오고 그랬는데도 그걸 닦지도 못할 정도로 정신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끌고 다니면서 구타를 했어요."

    1980년 태권도 교육 중 본인 실수로 넘어져 숨졌다던 공 모 일병도 사실은 선임의 폭행으로 사망한 것이었습니다.

    1994년 최 모 하사도 선임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군은 유서까지 감추며 이를 은폐했습니다.

    이처럼 2018년에 출범한 규명위에 진상을 밝혀달라며 접수된 건 1천7백여 건.

    452건의 진실이 이제서야 드러났습니다.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은 사건도 9백여 건에 이르는데, 규명위는 활동이 끝나는 2023년까지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송록필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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