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접속이 안 되고 특히, 한국의 영상물은 정식 수입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중국도 지금 드라마 '오징어 게임'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마냥 신기하고 반길 일이 결코, 아닌 게 그만큼 저작권을 무시한 불법 유통이 판을 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베이징에서 이해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징어 게임'이라고 적힌 간판이 놓여있는 베이징의 한 카페.
드라마에 나온 음악과 총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손님들이 '달고나 뽑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혀로 침까지 묻혀가며 주인공 따라하기에 푹 빠졌습니다.
[베이징 시민]
"재미있었어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이런 상품도 좋아할 수밖에 없잖아요."
이 카페가 '달고나'를 팔기 시작한 건 불과 나흘 전.
[카페 주인]
"오징어 게임을 보고 나서 이걸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도 입소문을 타고 매일 백 명 가까운 손님이 '달고나 뽑기'를 하기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베이징 시민]
"총을 겨누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없지만 드라마를 봤다면 놀러 오는 사람은 많을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인 '오징어 게임' 열풍은 중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SNS에는 중국 각지에서 올라온 '달고나 뽑기' 영상이 봇물을 이루고, 드라마 속 여주인공처럼 분장한 영상을 올리는 것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달고나와 운동복, 가면 등 오징어 게임 소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을 볼 수 있는 넷플릭스는 중국에서는 접속이 차단돼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인기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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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콘텐츠 불법 유통을 감시하고 대응하는 한국 저작권 중국 사무소.
'오징어 게임'을 얼마나 쉽게 볼 수 있는지 직접 찾아봤습니다.
[김민지 / 콘텐츠 불법 유통 모니터링 요원]
"'바이두'라고 한국의 네이버 같은 사이트가 있는데요, '온라인 시청' 이런 키워드만 넣어서 검색을 하면 바로 스트리밍이 가능한 사이트들이 아주 많이 나와요."
'오징어 게임'만이 아닙니다.
최근 한국에서 인기있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검색하자, 지난주 방영분까지 바로 뜹니다.
이런 사이트가 100개 정도 됩니다.
[김민지 / 콘텐츠 불법 유통 모니터링 요원]
"(사이트를 없애도) 이름 뒤에 숫자를 추가하는 식으로 교묘히 바꿔서 계속 사이트를 남겨두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에 따라 한국 콘텐츠 수입이 사실상 금지되자, 이런 불법 사이트는 오히려 더 늘었습니다.
재미있는 한류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데, 합법적으로 볼 방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5년간 중국에서 적발된 콘텐츠 불법 유통 건수만 8만 5천 건.
'오징어 게임'을 계기로 중국 내 한류 콘텐츠 불법 유통이 다시 문제가 되자, 정부도 한중 FTA를 위반한 부분이 있는지를 검토해 시정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영삼 / 외교부 대변인(10월7일)]
"우리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침해를 최대한 예방하고, 발생 된 침해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직접 단속 권한이 없다 보니 중국 당국에 삭제나 시정을 요구하는 것 외에는 사실상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장성환 / 한국저작권 중국사무소장]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사이트 같은 경우 중국 정부가 단속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그런 부분들이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불법 유통을 막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한한령을 풀어 합법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겁니다.
하지만 아이돌 머리 모양까지 문제 삼으며 체제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는 중국 당국이 5년이나 외면해온 한한령 해제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해인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고별(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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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집중취재M] 한류·넷플릭스 모두 금지인데‥中 '오징어게임' 열풍?
[집중취재M] 한류·넷플릭스 모두 금지인데‥中 '오징어게임' 열풍?
입력
2021-10-15 19:31
|
수정 2021-10-1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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