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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히고 사건 축소‥" 유서 남기고 경관 투신

"괴롭히고 사건 축소‥" 유서 남기고 경관 투신
입력 2021-10-17 20:08 | 수정 2021-10-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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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인천경찰청 소속의 33살 경찰관이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망 직전 작성한 유서도 발견됐는데, 상관들이 괴롭히고 사건 축소를 종용했다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경찰은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시흥의 한 아파트.

    어제 아침 8시 반쯤, 이 아파트 화단에서 인천경찰청 외사과 소속 33살 김 모 경사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자택에서 이날 새벽 김 경사가 작성한 유서 4장이 발견됐습니다.

    김 경사는 유서에서 부서 팀장과 상관 2명을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했습니다.

    "상관들이 커피만 마시면서 수사에는 신경도 안 썼다"며 "구속영장을 치는데 사우나를 가서 결재가 늦어진 적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금괴 밀수범 수사 책임을 맡았지만, 상관이 '개수를 줄여 대충 마무리하자'고 종용했다"며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고도 적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며 업무는 김 경사에게 가중됐고, 결국 우울증 판정까지 받게 됐다고 가족들은 주장했습니다.

    [박인수 / 유가족]
    "(피의자가) 멈추지 않고 계속 범행을 하니까 금괴 수가 늘어난 거죠. '이미 수사한 양만큼만 보고를 하고 수사를 종결하자, 너는 왜 그렇게까지 하냐‥'"

    [신현희 / 유가족]
    "최종 책임은 자기가 져야 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우울증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굉장히 완벽한 스타일이거든요."

    증세가 나빠져 병가까지 쓰고 약도 복용한 뒤 업무에 복귀했지만 돌아온 건 위로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조성현 / 유가족]
    "청 직원들이 지나가면서 '너 요즘 농땡이하고 일 안한다'며, 아픈 건 고사하고 '승진 시험 보려고 휴가를 냈다'는 둥 얘기하고‥"

    김 경사의 아내가 지난달 말 팀장과 직접 면담까지 했지만, 이런 사실도 상부에 보고되지도, 분리 조치가 이루어지지도 않았습니다.

    [김 경사 아내]
    "다 말했는데도, 그 뒤로 잘 부탁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시정이 되지도 않았고, 오빠도 내심 반응을 기대했던 것 같은데 아무 반응도 없고‥"

    이에 대해 외사과 고위 관계자는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병가를 썼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이런 고충을 겪은 줄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천경찰청은 김 경사가 유서에서 지목한 상관들을 차례로 불러 괴롭힘과 따돌림이 있었는지, 고충 처리는 적절했는지 등을 감찰 조사할 방침입니다.

    입장을 묻기 위해 유서에 등장한 팀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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