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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보다 못한 '위탁 가정'‥자식처럼 키워도 '동거인'

시설보다 못한 '위탁 가정'‥자식처럼 키워도 '동거인'
입력 2021-10-18 20:26 | 수정 2021-10-1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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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쇠사슬에 묶여 학대 당해 오다 목숨을 걸고 탈출 했던 9살 소녀, 기억 하십니까?

    지금은 부모를 대신해 키워주는 '위탁 가정'에서 잘 자라고 있는데요,

    위탁 가정은 말 그대로 내 자식 처럼 키워주고 있지만 위탁 부모의 권리나 정부 지원은 단체 생활을 하는 보육 시설보다 훨씬 못하다고 합니다.

    조재영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눈에 피멍이 들고 손에 화상을 입은채 흙투성이 발로 편의점에 나타난 왜소한 여자아이.

    [편의점 주인(작년 6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얼굴은 표정 자체가 (차마) 볼 수 없는 상태였어요."

    쇠사슬에 묶여있다 탈출한 이 아이가 데려가 달라고 한 곳은 '큰아빠네 집', 4살 때부터 2년 동안 살았던 '위탁가정' 이었습니다.

    다행히 '큰아빠 집'으로 돌아간 아이는 또 다른 위탁 아동인 남동생과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정인숙/초록우산 경남위탁지원센터장]
    "(1년 만에 키가) 15cm 정도 자랐고, 학교생활도 즐겁게 잘하고 있고요. 좋아하는 태권도 학원도 다니고 있고…"

    이처럼 학대나 경제적인 사정이 있을 때 일정 기간 집에서 아이를 키워주는 제도가 '가정위탁보호'인데, 국내에 약 8천 가구가 있습니다.

    10대 미혼모가 낳은 갓난아기 예린 양을 만나, 19살이 된 지금까지 키우고 있는 사은숙 씨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자녀 둘이 장성하자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시작했는데, 어려움이 한 둘이 아니어었습니다.

    사실상 부모 역할을 하는데도, '법적 대리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사은숙/위탁가정 부모]
    "응급실에 가고 이럴 때 혹시 입원하면 어쩌나… 다른 위탁 부모님들이 아이가 수술을 긴급하게 해야 되는데 '어? 내가 싸인을 못한대' 막 이러면서…"

    아이 이름으로 여권이나 통장 하나 만들어 주는 것도 힘듭니다.

    보육시설 원장은 지자체의 허가를 거쳐 아동의 법적 대리인 지위가 인정되지만, 위탁부모는 복잡한 절차를 통해 후견인이 되기 전까진, 단순 동거인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아이 둘을 가정 위탁으로 키우고 있는 김지연 씨 역시, 최근 아이 앞으로 실비 보험을 들어주려다 거절당했습니다.

    [김지연/위탁가정 부모]
    "(보험) 가입을 안 시켜주시더라고요. '구청에서 내주는 서류가 있으니까' 했는데 (위탁부모는) 안 된다고…"

    가정위탁은 시설보다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동권/10년간 가정위탁]
    "(보육시설로 갔다면) 제가 정말 힘들어도 그냥 홀로 울면서 얘기도 잘 안 하고 아마 그러지 않았을까…"

    하지만 경제적 지원은 더 적습니다.

    가정위탁 아동 1명당 정부지원금은 66만원, 166만원인 보육시설, 128만원인 그룹홈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마저도 각 지자체 예산이어서 시도별로 많게는 세 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고민정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고에서 지원을 해주는, 컨트롤 타워 역할이 있어야 (위탁제도가) 제대로 운영이 될 것 같습니다."

    가정위탁 비율은 미국과 영국의 경우 70%가 넘지만 국내는 20%대에 불과한데, 정부는 3년 이내 이 비율을 37%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허원철 윤병순/영상편집 :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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