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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회복'에 끊기는 지원‥이미 무너진 삶은 어쩌나

'일상 회복'에 끊기는 지원‥이미 무너진 삶은 어쩌나
입력 2021-10-19 20:09 | 수정 2021-10-1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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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상 회복의 시작을 앞두고 있지만, 그 사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가 커진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막막하기만 한 게 현실인데요.

    자영업자 절반은 빚을 지고 있고, 그 규모는 850조 원, 1년 나라 예산의 1.5배나 되는 상황입니다.

    이정은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강순영 씨의 하루는 빨래를 수거하며 시작합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주문이 네 바구니나 들어왔습니다.

    [강순영 / 여행대리점 사장]
    "갑자기 추워지니까 주문이 늘어난 거고요. 여름 거 집어놓고 겨울 것 꺼내고 하는…"

    지금은 빨래방 사장이지만, 강 씨의 원래 직업은 17년차 여행대리점 사장입니다.

    남편과 함께 일했는데, 코로나로 부부 모두 벌이가 뚝 끊겼습니다.

    [강순영 / 여행대리점 사장]
    "저희가 가지고 있던 모든 예약이 (작년) 2월에 거의 90% 취소됐어요. 매출이 아예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니까 그때부터 계속 마이너스인 거죠."

    사무실 임대료 250만 원, 각종 운영비, 직원 2명 월급까지.

    한 달 고정비만 최소 800만 원입니다.

    강 씨는 어쩔 수 없이 여행사 한 켠을 개조해 빨래방을 차렸습니다.

    기계 할부 값에 프랜차이즈 비용, 그리고 빨래 수거용 승합차 할부까지.

    지출이 또 늘었지만, 매출은 하루 10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강순영 / 여행대리점 사장]
    "뭔가를 해야겠다, 투잡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알아봤는데 빨래방은 일단 특별한 기술은 필요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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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씨의 빚은 2년 만에 2억 원이 됐습니다.

    정부가 보증해주는 자영업자 지원 대출이 5천, 5천 해서 1억 원.

    여기에 집을 담보로 1억 원을 더 빌렸습니다.

    그 사이 정부가 직접 준 재난지원금은 고작 9백만 원이 전부입니다.

    여행업은 정부가 직접 영업을 금지 시킨 게 아니란 이유로, 손실보상 대상에서도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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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회복이 시작되면 형편이 나아질까?

    하지만 여행이 다시 풀려도, 당장 돈이 되는 건 아닙니다.

    [강순영 / 여행대리점 사장]
    "내일부터 예약문의를 하시는 손님들은 한 두세 달 있다가 또는 빠르면 한 달 있다가 가시겠죠. 그러면 저는 한 달 있다부터 수익이 생기는 거라서…"

    정부 지원은 이제 하나둘씩 끊기기 시작했습니다.

    휴직한 직원 두 명의 월급 일부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은, 300일 한도가 다 차서 다음 주에 끝납니다.

    이미 한 차례나 상환을 미룬 정부 보증 대출도 내년 5월에는 갚아야 합니다.

    이래서 일상 회복이 더 막막하단 이야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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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씨처럼 세 곳 이상에서 돈을 빌려 돌려막는 자영업자는 140만 명.

    한 사람이 평균 4억 2천만 원씩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이주열 / 한국은행 총재]
    "자영업자가 우리 경제, 가계부채에 하나의 약한 고리가 돼 있고, 또 거기서 뭐가 트리거가 될지 모르는 취약한 부분이고…"

    다른 나라처럼 전면적인 봉쇄조치 없이 코로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건, 자영업자들의 협조 덕분입니다.

    하지만 그 사이 어떤 자영업자들은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됐습니다.

    [강순영 / 여행대리점 사장]
    "친하게 지내는 여행사 사장이 있었는데 10월에 나쁜 생각을 하고… 그렇게 하고…"

    일상 회복이 시작돼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아 보입니다.

    [원승연 교수/ 명지대 경영학부]
    "그동안 했던 비용에 대해서 분담을 좀 해줘야 되고, 그것의 핵심은 어떻게 보면 대출을 재조정해서 기간조정을 해주든가 탕감을 해주거나…"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취재 : 한재훈, 이관호 / 영상편집 :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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