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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서"‥먹을 것 훔쳤다가 25년 만에 가족 상봉

"배고파서"‥먹을 것 훔쳤다가 25년 만에 가족 상봉
입력 2021-10-21 20:38 | 수정 2021-10-2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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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찰이 무인점포에서 라면과 과자를 훔친 50대 남성을 붙잡았는데, 알고 보니까 수십 년 동안 주민 등록이 말소된 채 홀로 살아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에 경찰과 지자체가 이 남성의 가족을 찾아냈고, 수십 년 만에 눈물의 상봉이 이뤄졌습니다.

    조미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북 청주의 한 무인 편의점에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들어옵니다.

    남성은 닥치는 대로 라면과 과자, 음료수를 봉투에 담더니, 계산도 하지 않고 유유히 편의점을 빠져나갑니다.

    남성이 훔친 물건은 5만 원어치로 모두 먹을거리였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남성은 "배가 고팠다"고 말했습니다.

    [50대 절도범]
    "농사지으려고 내려왔는데, 내가 국졸(국민학교 졸업)이기 때문에 아는 게 없어요. 배우지도 못하고 그래서 계속 (이렇게) 산 거예요, 지금까지…"

    경찰이 확인해 보니 이 남성은 모텔을 전전하며 홀로 생활해 왔고, 변변한 일자리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14년 주민등록이 말소됐는데, 편지만 주고받던 가족과도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경찰은 청주시와 함께 남성의 주민등록을 재등록하는 한편, 가족 찾기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오늘, 남성은 25년 만에 가족을 만나 뜨거운 눈물로 손을 맞잡았습니다.

    [형수]
    "마스크 벗어봐… 엄마, 어떡해.(어디서 살았어요?)"

    [형수]
    "어떻게 연락도 없이 살았어. 찾으려고 찾으려고 해도 못 찾은 거야."

    가족들도 남성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남성의 주민등록이 말소되면서 이조차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상우 / 청주흥덕서 생활범죄팀]
    "이분에게 저희가 안정적인 삶을 지원해 드린다면 아무래도 앞으로 지속 될 범죄나 이런 생활형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름과 가족까지 되찾은 남성은 이제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수당 등 복지혜택을 받고, LH 임대주택 지원도 신청하는 등 새 삶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미애입니다.

    영상취재 : 신석호(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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