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새들은 비행 중 투명한 유리로 된 건물이나 구조물을 맞닥뜨리면 피하지 못하고 부딪히게 됩니다.
그렇게 죽는 새가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8백만 마리나 됩니다.
공공건물도 전면유리 창문으로 뒤덮인 곳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새들에게는 무덤이 생기고 있는 꼴입니다.
이경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라북도의회 건물입니다.
우리나라에 겨울을 나러 온 상모솔새가 외벽 창에 부딪친 뒤 바닥으로 떨어져 죽어 있습니다.
가장 작은 겨울 철새인데 유리에 비친 나무 숲을 향해 날아가다 그대로 충돌한 겁니다
지난 18일에는 박새 암컷이 같은 자리에서 역시 충돌해 죽었습니다.
개방감이 좋아 통창 건물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공공 청사 역시 건물 외벽이 유리로 시공된 곳이 늘고 있습니다.
[김영준 /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
"(금속으로 코팅한) 로이 유리 같은 경우에는 거울처럼 반사하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유리와 같은 경우에도 건물의 안쪽이 어두우면 건물이 거울처럼 변형하는 그런 상황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투명 방음벽과 유리 건물에 부딪혀 죽는 새가 연간 8백만 마리 가량.
새들은 폭 10cm, 높이 5cm 미만의 공간은 통과하지 못해 이만큼의 간격을 둔 무늬가 들어간 필름을 붙이거나 자외선을 반사하는 불투명 테이프를 붙이는 것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7백20만 채 건물 중 2.7%가 공공건물로, 전문가들은 공적 영역부터 선도적으로 예방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김영준 /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
"산업체에서도 충분하게 예방이 가능한 제품이 생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공공영역에서 선도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인공 구조물에 부딪혀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다면 우리나라 생물 다양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경희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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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경희
도의회 건물이 새들의 무덤?‥충돌 부르는 유리 벽
도의회 건물이 새들의 무덤?‥충돌 부르는 유리 벽
입력
2021-10-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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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10-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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