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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위험에 내몰린 '김용균'들‥"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위험에 내몰린 '김용균'들‥"달라진 게 없다"
입력 2021-10-25 20:19 | 수정 2021-10-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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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고 김용균 씨가 화력 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지 곧 3년입니다.

    그의 죽음이 법 개정을 이끌었고 '위험의 외주화'가 얼마나 잔혹한지도 증명해주었습니다.

    그럼 실제 노동 환경은 그때보다 나아졌을까요, 지금 보실 영상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합니다.

    차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한국남동발전이 운영하는 인천 영흥화력발전소.

    한국발전기술 소속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고 김용균 씨가 일했던 바로 그 업체입니다.

    노동자들이 밀폐된 문을 여는 순간, 폭발이 일어납니다.

    석탄이 산소와 만나는 순간 발생하는 폭발.

    발전소에서는 이런 사고가 자주 일어납니다.

    석탄을 쌓아두는 저탄장.

    9미터 높이의 석탄 더미 사이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이런 불이 나면 중장비를 투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장비나 소방호스가 닿지 않는 높은 곳은, 하청 노동자들이 직접 올라가 불을 끕니다.

    장비는 삽 하나뿐입니다.

    [신대원/하청업체 노동자]
    "저는 솔직히 밥 먹다가 뛰어나간 적도 많습니다. 이게 그렇게 중요했으니까요."

    보호복이 있지만, 불이 붙으면 녹아 버립니다.

    차라리 안 입는 게 더 안전하다고 합니다.

    일산화탄소 같은 유독물질이 계속 뿜어져 나오는데도, 방독면이나 산소 마스크는 없습니다.

    [최규완/하청업체 노동자]
    "마스크가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분진을 막는 것 뿐이지 유독가스 같은 경우는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3년 전 24살의 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졌을 때, 원청업체는 '하지 말아야 할 작업을 하다 사고가 났다'고 해명했습니다.

    자기들이 시킨 게 아니라고 책임을 회피한 겁니다.

    이런 책임 회피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세일/하청업체]
    "원청에서 연락이 와요. '자연발화 진화해라' 원청에서 직접 지시는 안하지만, 통해서든 어떻게든 연락이 옵니다. 그럼 결국 우리는 할 수 밖에 없는 거죠."

    불을 끄다 다쳐도 산재 인정은 쉽지 않습니다.

    다치는 사고가 나면, 재계약할 때 하청업체가 감점을 받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산재를 해주겠다고 이야기를 해놓고서는 나중에 일이 커지다보니까 해줄 수 없다.

    3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곳곳에서 제2, 제3의 김용균들이 위험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세일 / 하청업체 노동자]
    "하청 노동자들은 석탄보다 못한 존재 아닌가. 비하적으로 말씀드리는 게 아니고 결국 취급이 그거 밖에 되지 않는 거 아닌가."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김우람/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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