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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육군 성추행 피해자‥"'킬러'라는 소문에 따돌림까지"

[단독] 육군 성추행 피해자‥"'킬러'라는 소문에 따돌림까지"
입력 2021-10-27 20:20 | 수정 2021-10-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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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육군의 부사관이 상관한테서 성폭력을 당한 뒤 두 차례나 스스로 생을 정리하려 한 사건.

    피해자는 사건을 신고한 뒤 집단적인 거짓 소문과 따돌림에 시달려야 했고 그러다 옮겨간 부대에서는 또 다른 성폭력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 고통스러운 상처를 다시 언급하는 게 또 다른 고통이지만 군의 사건 처리를 참다못한 피해자가 직접 MBC에 증언했습니다.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상관으로부터 석 달간 지속적인 성추행과 스토킹을 당했다는 A하사.

    사건 신고 뒤 그를 더 힘들게 한 건 거짓 소문과 따돌림이었다고 합니다.

    [A 하사]
    "(가해자가) '걔가 먼저 했다', '스킨십도 같이 했다'(라는 소문을 냈고), 어떤 여군은 직접 찾아와서 '너 부대 시끄럽게 하지 말고 그냥 네가 떠나라'… 구체적인 소문들을 내면서 저를 부대에서 점점 고립시키는…"

    대대장을 찾아가 2차 가해 사실을 보고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합니다.

    [A 하사]
    "대대장님께서는 '상급 부대에 보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게 처벌이 되느냐', '대대가 더 풍비박산 나는 것 같지 않냐', '교육하고 끝내겠다'(고 했습니다.)"

    사단 법무실에서조차 외면당했고, 좌절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A 하사]
    "(군 검사가) 처벌이 안 될 것 같다고… 조사 기관에서 '이건 비위 사실이 아니지 않나요?' 이렇게 얘기를 해버리니까… 다시 무기력해지고…"

    결국 2차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게는 어떤 처분도 없었습니다.

    A하사는 다른 부대로 옮겼지만 고통은 이어졌습니다.

    이미 악의적인 소문이 퍼져 있었고, 그는 '관심 간부' 취급을 받아야 했습니다.

    [A 하사]
    "전출왔을 때 당시부터 '걔 킬러다. 여러 사람을 다 날려놓고 자기가 전출 온 거다' 이런 말들을…(제가 들어오면) 다 나가버리고, 차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거리인데도 저는 다른 간부들이 아무도 안 태워서…"

    심지어 한 상관은 도움을 주겠다고 접근해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합니다.

    [A 하사]
    "'왜 이렇게 욕구가 없어? 몸도 최상인 때가 있는 거야', '(우리)집에 와서 자고 가라' 이런 말씀을 하셔가지고…"

    수차례 거절에도 신체 접촉까지 했습니다.

    [A 하사]
    "'마사지를 해주겠다' 이래서 '어, 괜찮다'고… 계속 실랑이하다가 그 사람이 어깨 쪽 이렇게 하면서 그렇게 추행이 있고…"

    해당 간부는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군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육군은 "이번 사건의 관련자들에 대해 조사하는 등 현재 정상적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피해자가 추가 제기한 내용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A 하사]
    "타 군의 피해자들이 결국 죽음으로까지 가게 된 게 정말 이해되기도 하고… 저도 (삶을) 그만두게 될 것 같아서 두려움도 있습니다."

    MBC 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송록필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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