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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잡아주던 구상나무들 죽어나가자‥집중 호우에 산사태

땅 잡아주던 구상나무들 죽어나가자‥집중 호우에 산사태
입력 2021-10-27 20:37 | 수정 2021-10-2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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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기후변화가 산사태까지 일으키는 현장이 지리산에서 발견됐습니다.

    몇 년 전부터 구상나무 같은 침엽수들이, 대규모로 말라 죽고 있는데 그 바람에 산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민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리산 등산로가 시작하는 경남 산청군 새재마을입니다.

    지리산 고지대에서는 몇 해 전부터 구상나무와 같은 침엽수가 죽어가고 있는게 확인됐는데요.

    기후변화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나무들의 집단 고사에 그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직접 올라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한 지 약 네 시간.

    작은 암석 더미를 넘어서자 갑자기 큰 황무지가 나타납니다.

    거대한 산사태 현장입니다.

    지리산 중봉과 하봉 사이.

    마치 산을 할퀴어 놓은 듯, 폭 40미터, 길이 1킬로미터의 텅 빈 공간이 있습니다.

    원래 침엽수인 구상나무 등이 섞여 있는 울창한 숲이었습니다.

    그런데 10년 전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숲이 순식간에 쓸려 내려가 버렸고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최고봉인 천왕봉과 인근 제석봉의 사면과 능선 주변을 비롯해 지리산에만 이런 산사태 현장이 54곳이나 됩니다.

    산사태는 고지대 상록침엽수림에서 주로 확인됩니다.

    산사태 발생지역에서는 이렇게 죽어 쓰러진 나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당수는 보시는 것처럼 고사한 구상나무들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침엽수가 고사하고, 여기에 폭우가 내리면 흙이 쉽게 무너지는 겁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나무가 죽으면) 토양을 잡아주는 힘이 급격히 상실되기 때문에 그 주변지역 전체에 (토양의) 응집력이 다른 숲보다 떨어지게 되고…"

    지리산뿐이 아니라 지난 2016년 이후 한라산을 제외한 전국 국립공원에서 17건의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주로 칩엽수가 고사한 고지대에 산사태가 집중됐습니다.

    [윤주웅/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리산 산사태) 90% 이상이 고지대에서 발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고요.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산사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산사태 위험이 높은 지역에는 이용객이 많은 탐방로도 있습니다.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상처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강재훈 / 영상편집 : 김재환 / 영상제공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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