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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T' 명령어 빠뜨려 KT통신 대란‥"기본 상식도 무시"

'EXIT' 명령어 빠뜨려 KT통신 대란‥"기본 상식도 무시"
입력 2021-10-29 20:06 | 수정 2021-10-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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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월요일 전국적인 통신 대란을 일으켰던 KT의 통신망 사고와 관련해서 오늘 정부 조사결과가 나왔는데요.

    장비 교체 작업을 하면서 'EXIT' 엑시트, 즉 종료 라는 명령어 하나를 빠뜨리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새벽에 해야 할 작업을 낮에 한 게 피해를 키웠는데요.

    한 마디로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 였습니다.

    보도에 김윤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사고는 부산 사상구의 한 KT 전화국에 있는 라우터라는 장비를 교체하다 일어났습니다.

    장비를 새로 교체하면 설정도 새로 해야 하는데, 엑시트(exit), 즉 '종료'라는 명령어 하나를 빼먹은 겁니다.

    단어 하나 빠뜨린 후폭풍은 엄청났습니다.

    잘못된 설정은 순식간에 부산의 중앙 서버로, 서울 중앙 서버로, 그리고 전국의 모든 지역으로 전달됐습니다.

    이 과정이 30초도 안 걸렸습니다.

    한 지역의 설정 오류가 순식간에 전국적 통신대란으로 퍼진 겁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라우터 교체를 하기 전에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은 환경에서 먼저 시험부터 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KT는 테스트도 없이 바로 작업했습니다.

    [허성욱/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
    "파란 불에 신호등 건너라는 것과 똑같은 거거든요. 정말 저희들도 좀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협력업체의 작업을 관리감독해야 할 KT 관리자는 현장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인터넷 이용이 많지 않은 야간에 작업하라는 지시도 무시됐습니다.

    협력업체는 대낮, 그것도 가장 바쁜 시간인 월요일 점심 무렵헤 작업했는데, KT 관리자가 그러라고 사실상 합의해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진배/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
    "야간 작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사실 양쪽의 합의 하에 이뤄졌고, (협력업체) 단독 결정은 아닙니다.

    KT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난 가운데, KT 대표이사는 머리 숙여 사과했습니다.

    [구현모/KT 대표이사]
    "약관과 관계 없이 저희가 적극적으로 보상책을 마련해서 내부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KT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보상 대책을 논의했지만, 보상하겠다는 원론적 입장 외에 구체적 대책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통신 장애가 3시간을 넘어야 보상한다는 KT의 약관은, 예전 음성통화 시절에 만들어졌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망 의존도가 커진 지금 시대에 맞게 개선책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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