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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반려동물 1천만에 늘어나는 유기동물‥결국은 '안락사'?

[바로간다] 반려동물 1천만에 늘어나는 유기동물‥결국은 '안락사'?
입력 2021-11-01 20:16 | 수정 2021-11-0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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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김건휘 기자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어섰지만, 버려지는 동물들도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버려진 동물들을 임시 보호하는 시설이 전국에 3백 곳이 넘는데, 지자체 보조금뿐 아니라 시민들의 후원까지 받으면서도 불법적으로 집단 안락사를 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지금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시내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야산 자락, 창고처럼 생긴 건물이 나타납니다.

    회색 개 한 마리가 취재진을 맞이합니다.

    [유기동물보호소 소장]
    "굉장히 좋은 한 20만 원 되는 목줄 채워서 바깥에 고물상인지 어디에 묶어놓은 애예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보조금을 받아 버려진 개들을 맡는 보호센터인데, 간판은커녕 아예 존재를 숨기고 있습니다.

    [유기동물보호소 소장]
    "동물보호소나 센터나 이런 이름 하나 안 써놓는 이유도 다 있고, (써 놓으면) 여기다 (동물을) 갖다 버려요."

    1백 마리가 넘는 개들이 우리에 갇혀 지냅니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만져달라는 듯 몸을 창살에 대고 비벼댑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관계자]
    "사람이 그리운 거예요. 등을 갖다 대잖아요. 사람이 나쁜 거예요. 사람이. 얘들이 무슨 죄가 있어요."

    이미 우리는 포화상태인데 매달 130마리 정도가 새로 들어옵니다.

    남양주시에서만 하루 네댓 마리 개가 버려진다는 건데, 새 주인을 찾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관계자]
    "<얘는 입양이 왜 안 되나요?> 다리가, 뒷다리 보세요. 너무 좋은 애인데… 안타까워요."

    개는 계속 늘고, 시설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 결국 의무 보호기간인 10일이 지나면, 동물병원으로 넘겨져 수의사가 마취 뒤에 안락사를 시키게 됩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관계자]
    "이 시설 공간을 보세요. 만약에 계속 들어오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안락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요."

    "절대 안락사를 시키지 않는다"며 후원금을 모았던 전북 군산의 한 위탁 보호소.

    "안락사 대신 더 좋은 환경에서…"

    '유기동물의 낙원'으로까지 불렸지만, 2년 전 소장이 60마리 넘는 개들에게, 약물을 주사해 안락사시켰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정희채/군산 위탁보호소 전 직원]
    "눈에 가까이 있는 애들을 기준으로 해가지고 그냥 찔러넣었죠, 주삿바늘을…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앞서 동물권 보호단체를 표방한 '케어'도 안락사 사실이 폭로돼 큰 충격을 줬습니다.

    공공기관은 물론, 동물권 단체조차도 안락사를 피하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작년 6월 MBC가 보도했던 한 불법 개농장.

    이곳에 있던 개 농장은 지금은 시민들이 운영하는 개보호소가 됐는데요.

    발로 땅을 디딜 수 없는 뜬장은 탈출했지만, 아직 150마리가 넘는 개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음식점으로 팔려나가던 대형견들이지만, 다행히 절반인 150마리 정도는 미국과 캐나다 등지로 해외 입양이 됐습니다.

    [인천 계양산 동물보호소 직원]
    "우리나라 입양은 사실적으로 좀 많이 힘들죠. 무서운 이미지가 되게 강하다 보니까…"

    시민들의 후원금이 매달 1천만 원이나 들어오는데도, 남은 150마리를 돌보는 데 1천7백만 원이 들어 적자가 납니다.

    안락사를 안 시키고 버티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해외는 어떨까.

    독일은 원칙적으로 버려진 동물도, 안락사도 없습니다.

    반려동물은 사고파는 게 아니라 보호소를 통해서만 입양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자격을 검증한 가족에만 분양되기 때문입니다.

    [기미연/용인동물보호협회 대표]
    "(유기 동물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라는 목적이 뭐예요, 돈을 벌기 위해 위한 거잖아요. 유기견 가지고 다 봉사만 하라고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럼 (지금의) 구조를 멈춰야 되는 게 맞아요."

    우리나라에서도 반려견 등록제 도입 이후 크게 줄긴 했다지만, 여전히 매년 13만 마리 넘게 버려집니다.

    먹기 위해, 또 팔기 위해 많이 번식시키고, 그만큼 많이 버려지는 구조를 바꾸지 않고선, 전국 3백여 곳 동물보호소의 안락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간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 이성재, 김우람, 김백승 / 영상편집: 신재란 / 영상출처: 티어하임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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