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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갑자기 사라진 고급 외제차들‥부산 렌터카 실종사건

[제보는 MBC] 갑자기 사라진 고급 외제차들‥부산 렌터카 실종사건
입력 2021-11-03 20:15 | 수정 2021-11-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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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최근 부산에서 장기 대여를 하는 방식으로 싸게 사들인 고급 수입차들이 갑자기, 줄줄이 사라지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차들이 모두 특정 업체의 소유라고 하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간 A씨는 자신의 고가 외제차량이 견인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A씨/부산 남구]
    "느닷없이 법원에서 압류증이랑 (들고) 서울에서 사람이 2명 와서 제 차를 견인하고 있는 거예요. 너무 황당했죠."

    개인 물건을 채 꺼낼 틈도 없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바로 앞에 있는 주차장입니다.

    이 주차장에서 견인된 차량이 발견이 됐고, 피해자도 이곳을 직접 찾아 차에 두고 간 짐을 가져가야 했습니다.

    견인된 차는 차량 280여 대를 보유한 부산 최대 규모 업체에서 2년 전 빌린 장기렌트 차량이었습니다.

    선 납입금 3천1백만 원에 보증금 3천1백만 원만 내면 3년 뒤 차를 인수할 수 있는 조건.

    그냥 사는 것보다 수백만 원 정도 싸고, 자동차 취등록세도 아낄 수 있어 계약한 차량이었습니다.

    [A씨/부산 남구]
    "할인해주는 게 있었어요. 렌터카니까 보험이라든지 취득세라든지 면제되는 가격에 차를 살 수 있으니 아무래도 저렴하죠."

    이렇게 견인된 차량은 확인된 것만 10여 대.

    모두 같은 회사 렌터카였습니다.

    [B씨/부산 해운대구]
    "사람들 다 보는데 차는 이미 싣고 있고… 3년 동안은 '하·호' (렌터카) 번호판으로 타야 하는데, (이후) 차를 이전해서 계속 타야겠다고 (계획했었어요.)"

    이 회사에 2억여 원을 투자하고 차량 3대를 받은 C씨도 마찬가지입니다.

    [C씨/부산 해운대구]
    "새벽 4시에 집에서 자고 있는데 '삐, 삐' 하는 소리가 들려서 내려와 보니까 차량 3대가 없어졌습니다. 이걸 붙여놓고 갔더라고요."

    '차량 인수 통보서'에는 "운행정지 처분 차량으로 제3자가 불법 운행 중이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왜 차들을 견인해 간 걸까.

    차를 견인한 남성들이 남긴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봤더니, 서울의 한 탐정사무소였습니다.

    견인을 의뢰한 인물은 서울 강남의 유명 피부과 대표원장이었습니다.

    [피부과 원장 측 관계자]
    "(렌터카 대표가) '원장님, 10억 원만 빌려주시면 (차를) 1백 대 살 수 있어요, 다 근저당 설정해 드릴 거고'라고‥ (원장 측 손해가) 이자 치면 50억 원이 넘습니다."

    렌터카 업체에 36억 원을 투자하고 차들을 담보로 잡았는데, 2억 원밖에 돌려받지 못해 경매 절차를 밟기 위해 차를 확보했다는 게 원장의 주장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자동차 등록원부에 적힌 주소지로 와봤습니다만, 다른 렌터카 업체가 들어와 있고 문은 잠겨있습니다.

    [B 렌터카 관계자]
    "여기 지하를 차고지로 쓴 걸로… OO렌트카는 대표자가 구속된 상태라서 설명을 드릴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해당 렌터카 업체 대표 2명은 이미 다른 사기 사건으로 지난해 봄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피해자가 392명, 피해 금액은 110억 원이 넘습니다.

    이들은 투자 사업을 한다며 돈을 끌어모았고 5년 전엔 렌터카 업체도 인수했습니다.

    [김 모 대표(지난 2015년, 화면출처: MTN)]
    "저희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연구하고 있는 선물 옵션 투자 연구소입니다."

    "렌터카 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고, 차를 저당잡으면 되니 위험부담이 없다"고 하는 동시에, 한편으론 "고가 외제차들을 싸게 사는 것과 다름없다"며 장기 계약을 하게 해 양쪽에서 돈을 챙긴 겁니다.

    [C 렌터카 관계자]
    "그분이 장기렌트를 엄청나게 해서, 사람들이 혹할 수 있는 상품을 짰겠죠. 금액이 말도 안 되게 할인이 되고…"

    이 회사가 장기렌트해준 차량들은 투자자들이 담보로 잡은 상태인데, 피부과 원장처럼 채권 회수를 위해 줄줄이 견인해 경매에 부쳐도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장기렌트를 할 떄는 반드시 담보 설정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졸지에 차가 없어진 피해자들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이지호 /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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