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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제2의 대장동 '뉴스테이'‥민간이 가져갈 이익 '5조 원'

[집중취재M] 제2의 대장동 '뉴스테이'‥민간이 가져갈 이익 '5조 원'
입력 2021-11-08 20:25 | 수정 2021-11-0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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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장동 개발 사업이 우리를 분노케 하는 건 민, 관 공동 사업에서 민간 사업자가 수천 억원을 남기는 게 결코, 공정해 보이지 않아서 입니다.

    그런데 민간 업자 좋은 일 시키는 제2, 제3의 대장동 사업은 우리 주변에 많고 MBC는 오늘부터 연속 보도합니다.

    먼저, 정부의 주택 정책으로 민간 업자들이 대략 5 조원을 챙기게 된 '뉴스테이' 사업을 홍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다같이 하나 둘 셋"

    "뉴스테이의 첫 번째 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2015년 정부가 대대적으로 시작한 뉴스테이 사업.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질 좋은 임대주택을 대규모로 짓겠다고 했습니다.

    김포, 동탄, 위례, 수원, 시흥.

    주로 수도권 신도시 알짜배기 땅 23곳에 임대 아파트 2만7백 가구가 들어섰습니다.

    뉴스테이 사업은 대장동과 똑같은 민관 합동개발 방식입니다.

    LH 같은 공공이 땅을 강제수용하거나 그린벨트를 풀어 택지를 만들면, 그 땅에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지어 임대해줍니다.

    정부는 당시 이 사업을 위해 온갖 규제들을 다 풀어줬습니다.

    [박근혜 / 전 대통령]
    "정부는 뉴스테이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사업추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하게 풀면서 지원은 획기적으로 늘려갈 것입니다."

    먼저 땅을 헐값에 넘겼습니다.

    공공이 강제수용한 땅을 경쟁입찰도 없이 수의계약으로 건설사에 넘겼고, 그린벨트를 풀어 추첨으로 넘겨주기도 했습니다.

    1조 원이 넘는 주택도시기금을 자본금으로 출자해줬고, 건폐율, 용적율, 층고제한도 다 완화해줬습니다.

    취득세, 양도세, 법인세도 감면해줬습니다.

    신도시의 알토란 같은 땅 64만 제곱미터가 이런 식으로 헐값에 대형 건설사들로 넘어갔습니다.

    건설사들이 지켜야 할 의무는 딱 두 개뿐이었습니다.

    임대료는 1년에 5%까지만 올리고, 임대기간을 8년 동안 보장하는 겁니다.

    [김성달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국장]
    "민간은 개발사업이 하나 진행이 되려면 지구지정, 토지보상 짧게 10년입니다. 가장 중요한 게 토지보상과 인허가 단계잖아요. 그런 부분이 해결이 되어버린다면 민간업자에게 이 사업은 매우 하기 좋은…"

    국회는 이 사업을 위해 민간임대주택 특별법까지 만들었습니다.

    당시 국회 상임위는 심사보고서에서, "서민, 중산층의 주거안정 효과는 미비한 반면, 임대사업자, 대형 건설업자에 대한 혜택은 과도하다"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법은 일사천리로 통과됐습니다.

    [최은영 /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특혜 종합선물세트라고 했는데. 거기에서의 유일한 의무는 '8년 동안만 임대해라'에요. 이렇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임대료에 대한 규제도 없었잖아요. 이게 사업으로 가능하냐. 전세계에 없다."

    8년 의무 임대기간만 끝나면, 건설사들은 마음대로 분양할 수 있습니다.

    분양가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사업은 어떻게 됐을까?

    4년 전 1,135세대가 입주한 동탄 신도시의 뉴스테이 아파트.

    세입자들은 지금까지는 임대료 인상 걱정 없이 살았지만, 8년 의무 임대가 끝나는 4년 뒤가 걱정입니다.

    4년 뒤에는 건설사가 세입자를 내보내고 아파트를 마음대로 분양할 수 있습니다.

    주변 시세는 6억에서 7억 원 정도.

    이 돈을 못 구하면 그냥 쫓겨나게 됩니다.

    [뉴스테이 아파트 세입자]
    "분양이 될거면 빨리 돈을 모아야하는데. 사실 애키우면서 모으기가 쉽지 않잖아요, 요즘에."

    뉴스테이사업은 대장동과 방식이 똑같습니다.

    특수목적법인을 만들고, 공공과 민간이 각각 우선주와 보통주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동탄 행복마을 사업은 공공이 70%, 민간이 30% 지분을 얹었습니다.

    그런데 4년 뒤 수익에 대한 추정 배당금은 공공은 176억 원에 불과한 반면, 민간업자인 대우건설은 4천8백억 원을 가져갑니다.

    투자는 공공이 훨씬 더 많이 했는데, 수익은 민간이 27배나 높습니다.

    이렇게 된 건 초과이익 환수장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23개 사업 가운데 처음 시작한 12개 사업은 수 장치가 아예 없습니다.

    뒤늦게 후반 10개 사업에는 환수 장치를 만들었지만, 그마저 10%에서 최고 35%에 불과합니다.

    그 결과 건설사들은 떼돈을 벌게 됐습니다.

    건설사들이 4년 뒤부터 지금 시세대로 분양한다고 가정할 경우, 추정 수익은 롯데건설 9천7백억, 대림건설 7천4백억, 대우건설은 4천8백억, 금성백조주택 4천4백억, 한화건설 4천2백억, 지에스건설 3천2백억, 현대산업개발 2천6백억, SK건설 2천4백억, 현대건설 2천억 원.

    17개 건설사의 추정 이익은 4조8천억 원에 달합니다.

    [최은영 /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그때 당시에 5% 정도의 이윤이 날거다라고 정부가 얘기했지만, 그 사업 한 채 한 채가 다 대장동이라고 봐야죠. 곧 이제 분양을 하게될텐데,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는 거죠."

    국토부는 뒤늦게 초과이익 환수 방법이 있는지 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 취재 : 한재훈 / 영상 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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