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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전준홍

[알고보니] 스토킹 처벌법, 층간소음 분쟁에까지 적용?

[알고보니] 스토킹 처벌법, 층간소음 분쟁에까지 적용?
입력 2021-11-12 20:22 | 수정 2021-11-1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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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지 약 3주가 지났습니다.

    신고 건수가 크게 늘었고, 벌써 구속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층간 소음 분쟁이나 개인 간 다툼까지 스토킹으로 신고해서 오용 우려가 있다는 기사들도 나옵니다.

    정말 층간 소음 분쟁에까지 스토킹 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는 걸까요?

    이게 사실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봤습니다.

    집이나 직장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거나, 전화나 문자를 수차례 보내거나, 집 근처 물건을 훼손하는 행위.

    이런 행위를 '반복적'으로 할 때 스토킹 범죄로 입건됩니다.

    스토킹 처벌법으로 첫 구속된 20대 남성은 전직장 동료에게 반복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직장 앞을 서성인 경우입니다.

    경찰청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 3주간 스토킹 신고는 하루 평균 108건으로, 법시행 이전보다 4.5배 늘었는데요.

    하지만 이 신고에는 층간소음 등 각종 개인 분쟁 관련 신고도 포함돼 있습니다.

    재산과 관련해 도장을 찍으라며 조카 집을 반복적으로 찾아온 이모 부부가 스토킹 처벌법으로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정은주/인천삼산경찰서 과장]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본인 집에 찾아왔다고 신고가 들어온 거죠. 계속 찾아오면 스토킹 처벌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안내해드렸고…"

    제주에서는 직장동료에게 고소를 당한 A씨가 동료의 차량과 집 앞 등에 목줄과 장난감 수갑을 가져다 놨다가 스토킹 처벌법에 따라 교도소에 유치됐습니다.

    이처럼 이웃 간 분쟁이나 채권채무, 업무관계 분쟁에까지 폭넓게 적용되면서, 스토킹 처벌법이 남용 또는 오용될 거란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또 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층간소음 '피해자'가 항의하러 몇 번 올라갔는데, 스토킹이라며 신고를 당하면 '가해자'로 처지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이수정/경기대학교 교수]
    "행정상에 어떻게 보면 남용이 일어나는 듯한 이런 부분들은 (스토킹 행위의) '정의' 부분을 손질을 하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결국, 어떤 행위가 스토킹 범죄인지에 대해선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경험과 판례가 쌓여 공감대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이게 쌓일 때까지 논란만 벌이며 기다릴 것이 아니라, 피해자 보호와 범죄 예방이란 당초 취지에 맞도록 법의 보완 가능성을 늘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알고보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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