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여름 서울시에 마스크 천만 장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통 큰 대표가 있는데요.
경찰, 군부대 등에도 마스크 7천만 장을 기부한다고 홍보를 해서 '기부 천사'로 불리면서, 언론에 보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마스크 들을 만든 업체들이 수십억 원의 대금을 받지 못해서, 부도 위기에 몰렸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서울의 한 무역회사 대표라는 박 모 씨의 마스크 기부를 환영하는 행사가 서울시청에서 열렸습니다.
기부를 약속한 마스크는 무려 천 만장.
[박 모 씨]
"서울시민은 무조건 마스크를 사지 말라. 서울시에서 전량을 매일같이 쓸수 있게끔 기부를 해 드리려고…"
통 큰 기부에 시장까지 직접 참석했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서울시민 대표해서 감사 인사 올리겠고요."
하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전달된 마스크는 250만장 뿐인데다, 마스크 생산 업체들에게 대금도 전혀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 씨는 다른 지자체와 군부대 등에도 모두 7천만장의 마스크를 기부한다고 하고 물건만 가로챘습니다.
피해를 본 마스크 공장은 최소 30여 곳입니다.
피해업체의 공장입니다.
박 씨의 요구에 맞춰 설비까지 바꿨지만 납품을 하지 못해 기계는 멈춰있습니다.
마스크 4천만 원어치를 외상으로 넘긴 이 업체는 박 씨가 추가 구매 약속에 시설까지 늘렸지만,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피해업체 A 대표]
"심정이야 참 말할 수가 없죠. 1년 6개월 전부터 준비를 해서, 돈을 수억 원 들여서…후회스럽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죠."
또 다른 업체 역시 무려 26억 원어치 마스크 4천만장을 박 씨에게 넘겼다가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
[피해업체 B 전무]
"외상 거래 안하잖아요 보통 일반적으로. 해외 계약서 같은거 보여주고, 거기에 몇 십 억, 몇 천 억 이런 얘기하니까‥"
업체들이 입은 피해는 최소 70억 원.
부도 위기에 몰린 피해자들은 '기부천사의 민낯'이란 국민청원까지 올렸습니다.
[피해업체 B 전무]
"마스크 업계가 공급 과잉되다 보니까, 판단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그런 제안을 받으니까 사기꾼들이 활동하기 좋은 상황인거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박 씨는 "수출 계약이 이뤄지지 못해 대금 지급이 늦어진 것뿐이고, 곧 돈을 주겠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촬영: 윤병순 / 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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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지윤수
7천만 장 '기부 천사'?‥마스크 업체 30곳 70억 원 떼먹어
7천만 장 '기부 천사'?‥마스크 업체 30곳 70억 원 떼먹어
입력
2021-11-12 20:25
|
수정 2021-11-1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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