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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은 땅 15%도 확보 못 해‥'반값 아파트'는 거짓말

절반은 땅 15%도 확보 못 해‥'반값 아파트'는 거짓말
입력 2021-11-16 20:18 | 수정 2021-11-1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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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머리 수만 채우면 된다고 해서 이른바 '돼지 머리' 조합원으로 가입자를 부풀리는 지역 주택 조합의 실태.

    오늘은 주택 조합에 가입해서 내 아파트를 하나 갖는 게 과연 싸게 들어가는 건지, 뭣보다 실현 가능한 건지, 따져 보겠습니다.

    MBC가 전국의 지역 주택 조합을 조사해 봤더니 실제 아파트 완공은 20%가 안 되고 완공을 했다 해도 오히려 주변 아파트 보다 돈이 더 들어간 곳이 많았습니다.

    남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지역주택조합 예정부지입니다.

    낡은 건물 서너 채에 '철거 예정'이라는 빛바랜 플래카드가 걸려 있습니다.

    [하용영 / 지역주택 조합원]
    "(가입할 때) 곧 철거, 착공 들어간다. 토지 매입하고 동의율이 80% 넘었으니까. '오늘 아니면 로열층 없다'"

    이곳 조합원들이 4년 동안 모아서 낸 돈은 460억 원.

    그런데, 380여 필지 가운데 실제 사들인 땅은 15필지가 전부, 전체의 3%도 안 됩니다.

    [구로 업무대행사 대표]
    "늦어지려고 한 게 아니라 서울 시내 지역의 지금 거의 모든 전 지역이 땅값이 거의 배가 올랐고 아파트 가면 2.5배가 됐잖아요."

    조합이 80% 넘게 확보했다는 토지사용 승낙서를 살펴봤습니다.

    이 서류에 적힌 필체와 실제 집주인의 필체는 전혀 다릅니다.

    허위로 조작한 승낙서였습니다.

    [김황남 / 토지주]
    "그건 절대 저는 못 써 준다고 처음부터 이야기를 했으니까.."
    (근데 이게 조합에 제출돼 있었던 겁니까?)
    "그렇죠."

    ==============

    지역주택 조합원들이 1천9백억 원을 들여 땅을 사들인 경기도 김포.

    그런데, 법적 소유권을 따져 보니 조합 땅은 실제 한 곳도 없었습니다.

    [양동철 / 조합 비상대책위원]
    "1,900억원으로 우리 땅 샀다고 지금까지 계속 얘기를 해놓고. 왜 우리 땅은 어디 갔느냐, 그랬더니 **건설 명의로 돼 있는데 저희가 놀란 거죠."

    토지 매입을 맡았던 업무대행사가 일단 자기 명의로 사들였던 겁니다.

    그리곤 땅값이 급등해 돈이 더 들었다며 6천억 원을 내놓고 도로 땅을 사가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포 업무대행사 관계자]
    "규약에 확실히 명시를 하고 시작을 했어요. 금융 비용이 제일 큰 돈이 또 들죠. 얼추 계산해 보면 6천억 정도가 된다고.."

    취재팀은 서울과 수도권, 전국 6대 도시의 지자체 107곳에서 지난 17년 동안 들어섰던 지역주택조합 501곳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이 가운데 토지를 15%도 채 확보하지 못한 조합은 223곳,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501개 조합 가운데 아파트를 끝까지 완공한 사업장은 86곳으로 조사됐습니다.

    성공 확률이 10건 중 2건이 채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문이 굳게 잠긴 지역주택조합 홍보관.

    낡은 소파에 버려진 실내화만 나뒹굽니다.

    당초엔 지역 최초로 25층짜리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고 했습니다.

    [아산 지역 주민]
    "많이 절단 났어요. 촌에서 1년 농사 지은 거 홀랑 다 갖다 준 건데. 저 가게도 문 닫고 홍성인가 어디로 갔고.."

    업무대행사가 조합비 50억 원을 빼돌리려다 들통 났고, 결국, 2년 전 조합은 해산했습니다.

    [아산 업무대행사 관계자]
    "법적으로는 제가 위법한 게 맞아요. (조합원) 모집하는데 자꾸 비용만 들고 그러니까. 사업을 빨리 그냥 진행해 버리려고.."

    지역주택 조합의 폐해가 계속되자, 지난해부터 추진위를 설립하고 2년, 조합을 설립하고 3년 안에 사업에 진척이 없으면 해산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업 계획도 못 낸 지역주택조합 280곳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31곳은 이미 해산이 가능합니다.

    또, 완공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추가 분담금이 남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지역조합이라 좀 싸게 들어간다고 해서 했는데 결국은 주변 시세보단 높은 것이고. 울고 싶은 거지. 거의 뒤집어지기 직전이었어요."

    MBC가 완공에 성공한 수도권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20곳의 최종 분양가를 확인했는데, 주변 아파트값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은 6곳에 그쳤고, 14곳은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쌌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 김재현 / 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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