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고질적인 체육계의 폭행 사건이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이번에는 승마인데요.
스무 살 여자 선수가 대회 출전을 하루 앞두고 남자 선배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고, 방에서 2시간 동안이나 폭행을 그냥 넘어가자는 회유를 당했습니다.
이 선수는 폭행의 충격으로 대회 출전조차 포기를 했는데, 맞게 된 이유가 "인사를 제대로 안 한다"는 거였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여성이 손짓을 하며 무언가 얘기를 하고, 남성 두 명이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돌연 남성 한 명이 여성의 목을 손으로 강하게 가격합니다.
여성이 바닥에 나뒹굴지만, 남성은 계속해서 여성을 거칠게 일으키더니, 멱살을 잡은 채 다시 뺨을 때려댑니다.
이어 여성을 밀어 쓰러뜨린 뒤 발로 배를 툭 쳐 댑니다.
여성은 좀처럼 일어나질 못합니다.
[피해자]
"계속 욕을 하면서… 야, 일어나! XXX아, 일어나! 죽은 척하지 마 일어나…"
지난 12일 밤, 전국승마대회가 열리던 경북 상주의 한 모텔 주차장에서 승마선수 김 모 씨가 후배를 마구 폭행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술을 마신 상태였는데, 선배인 자신에게 제대로 인사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다른 선수들까지 모여 피해자를 살펴보더니, 피해자를 일으켜 세워 옮깁니다.
그런데, 향한 곳은 병원이 아니라, 일행 중 한 명의 방이었습니다.
[피해자]
"힘이 빠진 저를 저렇게 그냥 물건 집어들듯이… 짐 옮기는 듯이 하는 게 너무 느껴지고, 보여지는 게 슬프고 수치스럽더라고요."
기절했다 정신을 찾은 피해자는 현장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여러 선배에 둘러싸여 저항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선배 서너 명이 피해자에게 '별일 아니니 넘어가자'며 압박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그냥 우리 좋게 풀자. 안 그러면 너 나중에 더 혼날 수도 있다'… 한참 뒤에 (때린 사람이) 보여주기 식으로 저한테 '내가 때린 거는 미안해, 내가 때린 건 잘못했어'."
피해자는 두 시간 동안 방에 갇혀 있다가, 자기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피해자 측 코치]
"한 인간을 어떻게 그 컴컴한 주차장에 남자들이… 이 친구는 그 방에서 남자(선수) 둘하고 무슨 상황이 어떻게 벌어질지 어떻게 알아요."
다음날 대회 출전은 결국 포기했습니다.
가해자와 선배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출전했습니다.
피해자의 코치가 문제를 제기하자, 가해자 코치는 욕설까지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측 코치]
"'무슨 기집애 하나 뺨따귀 하나 맞은 걸로 일을 크게 만들어, 그거 한 대 까불어가지고 때렸다고 뭐 어쩌라고. XX 알아서 해' 이러시는 거예요."
MBC 취재가 시작되자, 가해자 김 씨는 장문의 사과문자를 보냈습니다.
[김 모 씨/승마선수]
"폭행한 거에 대해선 제 잘못이 다 맞는데… 감금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라고, 자기 스스로 알아서 방에 들어간 거고요. 전혀 접촉 없이…"
다른 선배선수들도 피해자를 강제로 방에 데리고 간 건 아니고, 화해시키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모 씨/승마선수]
"저는 그 상황에 개입되지 않고 중재하러 간 사람인데 제가 뭘 해야 되는 건가요? (내가) 잘못한 거면 사과를 한다니까요."
사건을 접수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도 피해자의 심리 치료를 지원하는 한편 폭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피해자]
"내가 다시 저렇게 시합을 뛸 수 있을까… 말이 너무 좋은데, 왜 자꾸 제가 좋아하고 즐기는 제 운동을 못하게 되는지…"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한동훈 / 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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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지윤수
[단독] 승마 대회 전날‥'인사 안 한다'며 女후배 무차별 폭행
[단독] 승마 대회 전날‥'인사 안 한다'며 女후배 무차별 폭행
입력
2021-11-16 20:34
|
수정 2021-11-1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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