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지인

[제보는 MBC] 학대 드러났어도 유치원은 '멀쩡'‥피해자만 이사 갈 처지

[제보는 MBC] 학대 드러났어도 유치원은 '멀쩡'‥피해자만 이사 갈 처지
입력 2021-11-17 20:20 | 수정 2021-11-17 20:57
재생목록
    ◀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6살 아이가 유치원 선생님이 토한 음식을 먹인다면서 악마 같다는 말까지 합니다.

    CCTV를 확인해 봤더니 아이 여러 명이 반복적으로 학대를 당한 게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경찰 수사가 더디어지는 사이 유치원은 멀쩡하게 운영을 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 아동의 집은 아예 동네를 떠나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대체, 무슨 사정인지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청바지 엉덩이 부분이 크게 튿어졌고, 도시락 가방은 누군가 칼로 자른듯 찢어졌습니다.

    오른쪽 팔목엔 붉은 멍이 생겼습니다.

    지난해 여름 한 달사이 유치원에 다녀온 6살 정훈이(가명)에게 생긴 일입니다.

    유치원에 찾아가자, 원장은 오히려 선생님을 두둔했습니다.

    [00유치원 원장(지난해 7월)]
    "다치고 오든, 이 아이가 맞고 오든 선생님한테 하고싶은 말도 어느정도는 참으셔야 돼요. 이 사건이 대두되면 난 어머님이 한 발짝 뒤로 물러나셨으면 좋겠어요."

    "예민한 사람"이라고 오히려 부모를 탓했습니다.

    [00유치원 원장(지난해 7월)]
    "어머님이 다른 어머님들보다는 훨씬 더 예민하시고, 어머님처럼 그러면 저희가 (유치원) 운영을 하기 어렵죠."

    하지만 경찰에서 CCTV를 확인 결과 이 유치원에서 23일 동안 9명의 아이들이 34번의 학대를 당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정훈이에게 26번이 집중됐는데, 손목을 잡아채거나 갖고 놀던 가위를 손목에 대며 위협하고, 심지어 식판에 뱉은 음식을 다시 숟가락으로 먹이기까지 했습니다.

    [정훈이(가명)]
    "선생님 악마같아. 선생님 바꿔줘. OOO 선생님이 강제로 음식 먹이고 토한(뱉은) 것도 먹이고, 난 깨끗한 게 먹고 싶어."

    부모가 유치원을 찾아간 다음 학대가 더 심해졌다고 합니다.

    [정훈이(가명) 엄마]
    "(아이가) 옆에 있는 교구장을 붙잡고 버티다가 결국엔 끌려나가요. 그런데 애가 울면서 선생님한테 막 비는 거예요."

    수사가 반년 동안 지지부진하자, 학부모는 원장과 가해교사를 엄벌해 달라는 국민 청원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인터넷 지역 맘 카페에는 오히려 가해 유치원을 두둔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정훈이(가명) 엄마]
    "허언증 환자라고 하거나, 저를 두고 '예전부터 정신이 이상한 엄마'라고 했다거나… 한 사람이 기사마다 (댓글을) 달고."

    피해 부모는 사건이 있은 뒤 원장이 설명회를 열었는데, 이 때 가짜 변명을 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정훈이(가명) 엄마]
    "댓글로 미루어 봤을 때 (유치원측에서) 사실과 다른 말들을 전했고, 입에서 입으로 와전되고…"

    다른 유치원으로 옮기려다 거절당했고, 어렵게 들어간 어린이집에서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훈이(가명) 엄마]
    "(유치원) 원장님들끼리 다 아시고 하니까, 통화를 하고 난 다음에 좀 힘들 것 같다고 거절을 하시더라고요. 옮긴 어린이집에서도 (동네에서) '애가 막 그렇단다'…"

    1년이 넘었지만 문제의 유치원은 해당 원장이 그대로 운영 중입니다.

    [00유치원 원장]
    <'운이 나빴다 생각하고 참으시라' 이런 식으로 원장 선생님이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경북경찰청은 최근에서야 아동학대 혐의로 원장과 가해 교사를 검찰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정훈이네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계획 중입니다.

    [정훈이(가명)]
    "***선생님 때문에 내 추억을 다 망쳤어. 슬퍼. (친구들) 보고 싶어."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영상편집: 송지원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