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은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아동학대는 폭행뿐 아니라 정서적인 학대나 방임도 모두 포함이 되는데요.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서 CCTV 설치를 의무화한 지 6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CCTV가 있어도 여전히 열람이 쉽지 않고 관리도 허술하다고 합니다.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자폐가 있는 7살 딸 아이의 팔에서 이빨로 물린듯한 멍자국을 발견한 엄마 A씨는 어린이집에 CCTV 영상을 요청했습니다.
CCTV를 보니, 간식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함께 모여 먹고 있는데 딸 아이만 멀찍이 떨어져 혼자 있습니다.
선생님은 휴대전화를 보고 있습니다.
다른 영상에는 딸 아이에게 다른 아이들이 다가와 거친 신체적인 접촉을 하는 장면이 여럿 잡혔습니다.
이 때 거친 접촉을 통제해야할 선생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피해 학부모]
"(간식 시간에)아예 테이블조차도 앉히지 않고 권하지도 않고. 그런 모습을 보고 제가 좀 사실상 제가 자괴감이 든 게 (속상했습니다.)"
어린이집 측은 A씨가 간식을 주지 말라고 해서 안줬으며, 거친 접촉을 통제하지 못한건 "자폐가 있는 특수아동을 전담할 교사가 없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
"어머니가 (간식을) 주지 말라 그래서 안 준 거예요. 그건 담임 선생님하고 직접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하지만 A씨는 "간식은 안줘도 과일은 주라고 했는데, 어린이집 측이 이를 무시했고 딸 아이가 따돌림을 당한걸 어린이집측이 방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피해 학부모]
"교실에 혼자 외로이 있으면서 누군가는 와서 발로 차고, 가만히 앉아있는 애 넘어뜨리고. 그런 모습 봤을 때 저는 '아..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에‥"
A씨는 어린이집 측의 과실을 증명하기 위해 딸이 어린이집을 다닌 1년 반동안의 CCTV 녹화분을 구해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현행 법상 CCTV 영상은 60일치만 보관하도록 돼있고 그나마 해당 어린이집은 앞 부분이 삭제됐다며 50일치 분량만 보여줬습니다.
이처럼 어린이집이 CCTV 관리를 잘못해 영상이 삭제되거나 없어져도 과태료 50만원만 내면 그만입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의회 대표]
"갑자기 CCTV가 파손이 됐다, 훼손이 됐다 도난을 당했다 이렇게 얘기하고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또 CCTV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사각지대가 있는 점도 문젭니다.
촬영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학대나 방임은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어린이집 CCTV가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의 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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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아영
어린이집 CCTV 볼 수 있지만‥'파손·삭제' 과태료 50만 원
어린이집 CCTV 볼 수 있지만‥'파손·삭제' 과태료 50만 원
입력
2021-11-19 20:03
|
수정 2021-11-1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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