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비싼 대출 이자, 값싼 예금 이자.
그 격차가 전에 없이 커진, 그래서 가계는 빚 갚느라 허덕이는데 은행은 돈 잔치를 하고 있는 요즘, 손을 놓고 있던 금융 당국이 오늘 시중 은행의 고위층을 뒤늦게 불러 모았습니다.
어떤 효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금융감독원이 8개 시중 은행의 대출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예정에 없던 긴급 호출입니다.
[이찬우/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예금 금리도 시장 금리를 반영하여 오르고는 있으나, 상승폭은 대출 금리 상승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어떻게 정하는지 자료를 받아 보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중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10월부터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은행들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달라"는 글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은 손 놓고 있었습니다.
금리는 시장에 맡기자는 논리입니다.
[고승범/금융위원장 (11월 16일)]
"금리 결정이라든지 이런 거에 대해서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렵고요."
하지만 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입니다.
실제로 3년 전 은행들의 부당한 금리 인상이 적발된 적이 있습니다.
경남은행은 고객의 소득을 일부러 적게 입력해 대출금리를 높여 받았고, 하나은행 일부 지점들도 기준을 무시하고 무조건 최고금리를 적용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듬해 법도 바뀌었습니다.
은행이 정당한 이유없이 대출금리를 높게 받으면 불공정 영업행위로 제재하기로 했습니다.
[김태현/금융위 금융정책국장(2019년)]
"이에 대한 점검이 없다면 동일한 행위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법까지 만들어놓고 금감원은 뒷짐만 지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은행들을 호출했지만, 오늘도 "금리는 시장 자율"이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부당한 금리 인상으로 지금까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은행은 한 곳도 없습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취재: 이세훈 / 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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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정은
"대출 폭리" 비난에 은행들 호출‥제재 가능한데도 '뒷짐'만
"대출 폭리" 비난에 은행들 호출‥제재 가능한데도 '뒷짐'만
입력
2021-11-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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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11-1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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