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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고발 사주'·'판사 사찰' 의혹 진원지‥26년 만에 "폐지"

[집중취재M] '고발 사주'·'판사 사찰' 의혹 진원지‥26년 만에 "폐지"
입력 2021-11-19 20:21 | 수정 2021-11-1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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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면서 범죄 정보를 수집하라고 만든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윤석열 총장 당시에는 총장 가족의 변호인 역할을 하고 범죄 정보와 관련 없는 판사 동향을 수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최근 이 수정관실을 감찰 하고 내린 결론은 이 조직을 연내에 폐지하는 겁니다.

    대체 무엇이 그들을 변질시켰는지 임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공수처가 수사 중인 검찰의 '고발 사주'와 '판사 사찰' 의혹 사건.

    검찰총장 장모가 연루된 사건에 대검이 조직적인 변호에 나섰다는 이른바 '장모 대응 문건' 파문.

    윤석열 전 총장 시절 잇따랐던 이들 의혹의 진원지는 모두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입니다.

    각종 범죄 정보를 수집·분석하며 이른바 '범정'으로 불렸던 옛 범죄정보기획관실이 현 정부 들어 이름을 바꾼 조직입니다.

    범정의 역사는 대검 중앙수사부의 전성기에서 비롯됐습니다.

    1990년대 들어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이 강화됐고, 95년 중수부 산하에 신설된 '범죄정보과'가 범정의 효시였습니다.

    4년 뒤엔 차장검사급의 '범죄정보기획관실'로 독립하면서 단순 범죄 정보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국회와 정부, 기업 등의 동향까지 총장에게 직접 보고하며 '표적 수사' '개인 사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김희준/전 차장검사(대검 범정 3년 근무)]
    "정보 시장에서 나도는 소위 온갖 지라시 정보까지 다 수집을 해가지고 보고를 하고…그런 부분들 때문에 '개인 사찰 하고 있는 것 아니냐'하는 그런 오해들이 많이 생겼죠."

    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했던 범정기획관은 검사장 진급을 보장받는 요직으로 통했습니다.

    소속 직원들끼리도 뭘 하는지 모른 채 폐쇄적으로 운영되며, 총장의 사조직에 가까워졌습니다.

    [김희준/전 차장검사(대검 범정 3년 근무)]
    "검찰총장이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이면 굳이 총장 지시가 없다고 하더라도 페이퍼(보고서)를 생산을 해요. 왜냐면 우린 늘상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보고 거리를 만들어야 하니까…"

    박근혜 정부 당시 중수부가 폐지됐지만 범정은 질긴 생명력을 유지했습니다.

    [유승익 한동대 교수/2기 법무·검찰개혁위원]
    "중수부가 폐지됐으면 최소한 정보수집 기능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진 거예요. (그런데도) '검찰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냐' 했을 때 당연히 정보에서 나오고…"

    현 정부 첫 검찰 수장이었던 문무일 전 총장은, 검찰개혁위의 권고에 따라 조직을 축소하고 간판도 바꿔 달았습니다.

    그러다 윤석열 전 총장이 취임하자 조직의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졌고, '고발 사주'와 '판사 사찰' 의혹 등이 차례로 불거진 겁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지난해 9월 수사정보담당관실로 몸집을 다시 줄이며 직급도 부장검사급으로 낮췄습니다.

    그런데도 윤 전 총장은 손준성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을 유임시켰습니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최근 수정관실 폐지 의사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정관실의 수집 정보가 실제 수사로 이어진 사례 자체가 드물다"며 "검찰 조직 개편을 통해 수정관실을 연내 폐지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반부패수사부가 운영되는 각 지방검찰청의 정보 수집 기능은 한동안 유지될 걸로 보입니다.

    [유승익 한동대 교수/2기 법무·검찰개혁위원]
    "(법무검찰개혁위가) 보고 체계도 없애라, 동향정보와 관련되는 것은 없애라고 했어요. 검찰이 전국 조직이잖아요. 정보가 피라미드식으로 해서 대검으로 다 모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직접 수사가 줄어드는 검찰의 정보 수집 기능도 재검토돼야 한다며, 경찰과의 역할 분담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임현주입니다.

    영상 취재: 이성재, 김희건 / 영상 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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