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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초등생 목에 팔 두르고 "같이 가자"‥'술 취했다'며 조사 안 해

[단독] 초등생 목에 팔 두르고 "같이 가자"‥'술 취했다'며 조사 안 해
입력 2021-11-22 20:29 | 수정 2021-11-2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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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던 초등 학생에게 '음식을 사줄테니 따라오라'면서, 대낮 길거리에서 중년 남성이 유인하는 듯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CCTV 영상엔 아이의 목에 팔을 두르고 끌고 가려고 시도하는 모습도 포착이 됐는데요, 경찰은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아직 가해자를 조사 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책가방을 메고 걸어가는 초등학생과 나란히 걸어가는 남성.

    아이의 어깨에 팔을 두르더니 아이가 휴대전화를 꺼내자 목을 감고 뒤로 제끼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다시 팔을 풀고 장난이었다는 듯 아이의 어깨를 툭툭 두드립니다.

    아이가 처음보는 낯선 아저씨였습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갑자기 '같이 라면 좀 먹고 가자' 이렇게 얘기를 해서 이제 싫다고 한거죠. 거부를 하니까 다시 그럼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사줄게 같이 가자'‥"

    건너편에 한 행인이 나타나고 나서야 피해 아동은 자신을 쫓아오려던 남성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남성이 갑자기 팔을 풀고 어깨를 툭툭 친 건, 행인이 오는 걸 보고나서 한 행동이라는 겁니다.

    아이는 인근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생으로, 50대인 남성이 "이리 오라"고 말을 건 뒤 30미터 정도를 쫓아왔다고 합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나쁜 사람이 따라오니까 엄마한테 전화하냐'라고 하면서 계속 따라왔습니다."

    부모가 사건 1시간 만에 즉시 신고했고, 경찰은 당일 저녁 8시반쯤 용의자를 집에서 검거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남성이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조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갔습니다.

    경찰은 다음날에도 가해 남성에게 전화만 걸었는데, 역시 술에 취해 있다는 이유로 부르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
    "불가항력적으로 만취상태라, 도주 우려가 없기 때문에. 긴급체포보다도 명확하게 피해자분에게 고지해서, 안심시키는 게 우선 목표였죠."

    한동네 사는 가족들은 아이가 이 남성을 다시 마주칠까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아이가) 불안한 상태인 걸 아는데, 전후 사정을 확인을 하든지 해야하는데 그런 거 없이 그렇게 놔둔다는 거는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은 경찰에게 '아이가 예뻐서 토닥거렸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피해 아동에겐 위치 추적용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남성을 '약취 유인' 혐의로 내일 불러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영상편집 :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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