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자 그럼 정부가 손실을 보상해 주는 업종들은 어떤지 살펴봤는데요.
영업 손실의 80%를 두텁게 보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현실은 달랐습니다.
전체 손실 보상 대상인 일곱 곳 중에 한 곳은 고작 1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게 3개월치 손실에 대한 보상 이니까, 한 달에 겨우 3만원 꼴인거죠?
계속해서 서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8년째 서울 성수동에서 장사하는 돈까스 집 사장.
작년과 올해 2년 가까이 정부의 방역지침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6시 이후 손님은 한 테이블에 2명씩만 받았고, 10시에는 가게 문을 닫았습니다.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사장은 빚더미에 올랐습니다.
[성규선 / 돈까스집 사장]
"엄마 아파트 담보로 대출을 썼잖아요. 5천만원 가지고 대출 받은 걸로 월세 내고, 재료비 내고, 인건비 이렇게 내고."
성 씨가 받은 손실보상금은 얼마일까?
10만원입니다.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치니까, 한 달에 3만원 꼴입니다.
손실보상금은 코로나가 닥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해, 매출액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런데 성 씨는 임대료 싼 곳을 찾아 가게를 옮기느라 2년전에 잠시 장사를 쉬었습니다.
그러니 매출이 오히려 늘어난 걸로 잡혀, 최저한도 10만원만 받게 된 겁니다.
[성규선 / 돈까스집 사장]
"나라에서 우리한테 금지를 시켰잖아요. 강제적으로. 10만원 이렇게 주는 게 껌값 주는 것도 아니고…"
정부는 세계 최초로 법까지 만들어 방역에 따른 손실을 보상한다고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손실보상 대상자 62만명 가운데 9만명, 14%가 최저한도 10만원을 받게 됩니다.
최고 한도 1억원을 받는 경우는 0.1%에 불과합니다.
[김영기 / 식당 운영]
"10만원 밖에 안돼요. 장사 안되고 다 그랬는데, 나만 그렇게 못받았으니 얼마나 속상했겠어요."
올해 9월말까지 정부의 거리두기 기간은 580일.
손실보상법이 보상해주는 기간은 이 가운데 86일에 불과합니다.
생색만 내고, 실속은 없는 손실보상.
대선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과감한 보상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미 빚더미에 오른 사람들에게 달라질 건 없어 보입니다.
[성규선 / 돈까스집 사장]
"소상공인들을 울려도 너무 많이 울리는 것 같아요. 국민들을 살리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표 있는데 표심 사려고 그런것 밖에 안된다고…"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김백승 / 영상편집: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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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서유정
행정명령 따르다 수천만 원 빚더미‥손실보상은 10만 원?
행정명령 따르다 수천만 원 빚더미‥손실보상은 10만 원?
입력
2021-11-23 20:22
|
수정 2021-11-2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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