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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이광영 씨도 그랬을 것"‥5.18 총상 후유증 '평생 고통'

"떠난 이광영 씨도 그랬을 것"‥5.18 총상 후유증 '평생 고통'
입력 2021-11-25 20:17 | 수정 2021-11-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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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계엄군의 총에 맞아 평생을 고통에 시달리다 스스로 삶을 정리한 고 이광영 씨의 빈소가 마련됐습니다.

    이 씨뿐 아니라 5.18 당시 입은 총상 후유증으로 아직까지도 깊은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생존자들이 많은데요.

    4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피해에 대한 전수 조사도 치료할 전문 병원도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40여 년 동안 괴롭히던 고통이 씻긴 듯 영정 속의 이광영 씨는 맑게 웃고 있었습니다.

    역사의 증인이 남긴 갑작스런 부고.

    오늘 그의 빈소에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흘렀습니다.

    [장경현/고향 친구]
    "5·18 때 총만 안 맞았어도 이런 모습이 안 되고, 참 어디 멋진 자리에 앉아있을 정도 되는 그런 친구였는데… 참 몸을 다치고 나서 모든 것이 다 허물어지고…"

    5.18 당시 부상자들을 구하러 뛰어들었다 허리에 총을 맞은 김광호 씨는 이씨의 고통이 남의 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김광호/5.18 총상 부상자]
    "납탄이라고 하는 것이 뭔가 저는 잘 몰랐어요. 살다보니 종기가 수없이 나고 시린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이광영 선배도 그런 후유증이지 않겠는가…"

    김 씨 역시 장기를 크게 다쳐 40년째 음식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합니다.

    [김광호/5.18 총상 부상자]
    "대장 소장 방광 안 터진 데가 없이 싹 터져 버린 거예요. 뒤쪽에서 쏴 버리니까. 어떤 약을 먹어도 잘 안 들어요."

    1980년 5월 21일 도청 앞 집단발포 당시 계엄군의 총에 다리를 맞은 박영순 전 5.18 부상자회 회장도

    몸 곳곳에 박힌 총알 파편 때문에 단 하루도 편히 지내지 못했습니다.

    [박영순/전 5.18 부상자회 회장]
    "신체적 고통이 따르다 보니까, 정신적 고통이 따르잖아요. '죽음'을 생각으로 놔두고 살아가는 거예요."

    5.18 당시 총상으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는 362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4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총상 피해에 대한 전수조사도, 이들을 치료할 전문 병원도 없습니다.

    의료비 지원조차 비급여 항목엔 적용되지 않아 대부분이 어려운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송선태/5.18 진상규명위 위원장]
    치료 전문 의료인 확보, 그다음에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가 치료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려고 지금 조사 작업 중에 있습니다.

    5.18 생존자 가운데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은 60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또다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밀한 실태 조사와 지원 시스템 마련이 절실합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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