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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양모 '징역 35년' 감형‥"사회의 책임도 있어"

정인이 양모 '징역 35년' 감형‥"사회의 책임도 있어"
입력 2021-11-26 20:07 | 수정 2021-11-2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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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 끝에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양엄마가 2심에서 징역 35년으로 감형됐습니다.

    살인죄는 그대로 인정됐지만 우리 사회 아동보호체계가 부족한 책임까지 양부모한테 물을 순 없다면서 형을 깎아준 겁니다.

    구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양엄마로부터 넉 달간이나 학대를 당한 끝에, 갓 돌이 지나 숨진 정인이.

    살인죄로 재판에 넘겨진 양엄마 장 모 씨는 지난 5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반년 만에 열린 오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는 그대로 인정됐습니다.

    "지속적 학대로 건강이 나빠진 정인이의 배를 세게 때리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장 씨가 알았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사망 당일 심폐 소생술을 하는 등 계획적인 살인 의도는 없었다고 봤습니다.

    "장 씨가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 수형생활 동안 개선할 가능성이 있어 재범 위험을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징역 35년을 선고해 형량을 크게 줄여줬습니다.

    "반인륜·반사회적 범행으로 사회에 큰 분노와 슬픔을 불러일으켰지만, 무기징역형은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아동보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 차례의 학대 의심 신고에도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이 분리 조치 등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은 만큼, 사회적 책임까지 양형에 반영할 순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범행의 심각성에 비춰, 무리한 감형이란 반발도 나옵니다.

    [김예원/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아동보호 체계의 미흡으로 발생한 사건이라고 보기에는 대단히 참혹한 사건이에요. 단순히 입양 이후 사후 관리 체계의 부족함을 탓하면서 감형을 했다는 것은 상당히 아쉽죠."

    학대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양아빠 안 모 씨에겐 1심과 같은 징역 5년이 선고됐습니다.

    재판이 끝나자 법원 안팎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의 울분이 터져 나왔습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이 아이는 목숨을 잃었어요. 대한민국의 법원이 아동학대를 근절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대법원에서 다시 다툴지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영상 취재: 현기택 / 영상 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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