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2018년 11월 일제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에 배상 판결이 내려졌죠.
3년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은 아직까지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소송을 거듭 하면서 시간만 끌고 있고, 그 사이 두 명의 피해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44년.
양금덕 할머니는 '일본에 가면 중학교도 보내주고 돈도 벌수 있다'는 교장의 말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나고야의 미쓰비시 중공업으로 끌려간 뒤에는 동물 취급을 받고, 죽도록 일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11월.
대법원에서 승소하면서 눈물의 세월을 조금이나마 보상받고, 사죄받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양금덕 할머니 (2018년 11월 29일)]
"승소가 났으니까 나 (대법원에) 안 갔어도 옆에 사람들 다 호감을 사고 좋아했겠지. 기분 좋은 마음은 다 마찬가지일 거야."
그로부터 3년.
양금덕 할머니에겐 소송을 진행하던 몇십 년보다 더 큰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양금덕 할머니]
"30년보다 더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사실상 눈물로 세월을 보냅니다.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책임을 넘기고, 미쓰비시 중공업은 판결을 따르지 못하겠다며 소송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사이 양금덕 할머니와 소송을 진행한 피해자 두 분은 고인이 됐습니다.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는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을 규탄하고 우리 정부에도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정부가 직접 신고를 받고 조사를 벌여 피해 입증에 나서달라는 겁니다.
[이국언 /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상임대표]
"'억울하면 소송해라. 그다음에 그 돈 받고 못 받고는 당신(피해자)들의 일이다'… 그리고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위로금 몇 푼 지급한 것으로 정부 역할을 다 했다고 하는 것이고."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이 사법적 판결을 무시하고 한국 정부가 외교를 이유로 외면하는 사이, 양금덕 할머니와 같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 /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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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우종훈
미쓰비시 배상 판결 오늘로 '3년'‥"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미쓰비시 배상 판결 오늘로 '3년'‥"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입력
2021-11-2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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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11-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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