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잠행 아닌 '잠행'‥윤석열 "재충전 하는 듯"

◀ 앵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오늘도 당무를 거부하고 지방을 돌며 잠행 정치를 이어갔습니다.

당무를 거부한 이유는 뭔지, 언제쯤 서울로 돌아올지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윤석열 후보는 이 대표가 재충전을 하는 것 같다면서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먼저, 신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어젯밤 측근들과 함께 부산을 찾은 이준석 대표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나 선대위 인선 등에 대한 고민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오전엔 부산 사상구에 있는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예고없이 방문했고, 언론에 사진까지 공개했습니다.

[장제원 의원 사무실 관계자]
"와서 당 운영 현황에 대해서 대충 이야기하고, 지나가는 길에 잠깐 들렀다가 차 한 잔 하시고 그렇게 갔어‥"

이 대표 측은 격려차원에서 이 곳을 찾은 뒤 당직자들과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고 했지만, 당내에선 다른 해석이 나왔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된 장 의원의 사무실을 일부러 찾아가 선대위 인선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겁니다.

또, 형식적이나마 당대표 역할을 유지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아직 대표직 사퇴까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내비친 걸로 해석됩니다.

이준석 대표는 오후엔 전남 순천에 이어 여수를 방문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곧 상경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이 대표측은 "상경 계획이 없다"며, 내일 최고위와 선대위 회의도 불참할 뜻을 밝혔습니다.

대선을 석달여 앞두고 당 대표가 사실상 당무를 거부하는 초유의 상황이지만, 윤 후보는 일단 겉으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도 아니고 지금 부산에 좀.. 재충전 하기 위해서 간 거 같은데‥"

"무리하게 연락도 취하지 않겠다, 이 대표가 올라오면 회의 전후로 얘기할 기회가 많이 있을 것"이라며, 당장 찾아가 만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입니다.

윤 후보측 관계자는 "이 대표 때문에 후보의 첫 충청 일정이 완전히 묻혔다"며,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신 교체가 필요하다"는 비판도 내놨습니다.

윤 후보 역시 대외적으론 이 대표가 당무를 거부한 게 아니라고 규정하며, 복귀의 명분을 주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내부 인사들을 만나선 이번 사태에 분노를 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 취재: 김재현 / 영상 편집: 김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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